- “불출마 약속 어겼다” 논란
부산시의 건축주택 행정을 총괄하는 기술직 고위 관료의 명예퇴직(국제신문 지난 22일 자 5면 보도)을 보는 내부 시선이 엇갈린다.
오는 30일 명예퇴직 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강서구청장에 도전하기로 한 김형찬(53) 시 건축주택국장의 얘기다.
25일 시 내부의 말을 종합하면 김 국장은 지난 10월 14일 건축주택국장으로 발령 나기 전부터 강서구청장 출마설이 돌았다. 건축주택국장은 직함 그대로 지역의 건축과 주택 행정을 총괄하는 책임이 큰 자리다. 이 때문에 시에서는 김 국장에게 직접 불출마 의사를 확인한 뒤 건축주택국장으로 발령했다.
그런데 김 국장이 발령 한 달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 정치에 입문한다는 사실을 보고 받은 박형준 시장은 적지 않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발령 전부터 출마 소문이 있었지만 본인이 출마하지 않겠다고 해 발령을 냈다. 자리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시 입장에서는 다소 무책임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년이 7년이나 남은 50대 초반의 고위 관료가 건축행정 전문가로서 강서구의 발전을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에 응원의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시 고위 관계자는 “강서구는 앞으로 부산 발전의 핵심 지역으로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가진 김 국장 같은 도시개발행정 전문가가 필요하다. 지역 발전을 위한 좋은 일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김 국장은 자신을 향한 두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며칠 남지 않은 공직 생활을 충실히 마무리하고 정치 신인으로서 강서구 발전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국장은 “많은 고민 끝에 퇴직을 결정했다. 부산시에는 유능한 인재가 많아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줘야겠다는 마음도 컸다. 도시균형재생국장 재직 시 강서 도시계획의 밑그림을 그렸고, 도시관리와 도시개발 전문가로서 강서구와 부산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968년 부산 중구에서 태어난 김 국장은 해동고 한양대를 졸업한 뒤 1999년 건축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한편 부산시는 자리의 중요성을 고려해 김 국장이 퇴직하면 최대한 빨리 후임 건축주택국장을 발령할 예정이다. 후임자로는 김필한 건설본부장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