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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엄벌 원하는 국민정서와 괴리

윤창호법 일부 위헌 파문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1-11-25 22:14:26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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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각심 떨어뜨릴 것” 반발 여론
- 현직 법관 “잘못된 신호 줄 수도”
- 일부는 “양형 강화가 해법 아냐”

헌법재판소가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시 징역·벌금형으로 가중 처벌하는 도로교통법(일명 윤창호법) 일부를 위헌으로 결정한 것을 두고 시민은 엇갈린 목소리를 내놓았다.

헌재는 25일 윤창호법 조항 중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 관한 부분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윤창호법은 2018년 부산 해운대구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고를 계기로 제정됐다. 그 해 9월 25일 고(故) 윤창호 씨는 만취 상태의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였고, 약 2달 뒤인 그 해 11월 9일 숨졌다. 당시 정치계를 포함한 부산 전역에서 음주운전자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고, 이는 그 해 11월 29일 ‘제1윤창호법(개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탄생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번 헌재의 결정을 두고 국민 정서와 동떨어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음주운전은 곧 살인’이라는 말이 통용될 만큼 음주운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상황인데, 헌재의 결정이 시민의 경각심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 김현정(여·29) 씨는 “음주운전은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범죄인데, 가중 처벌을 해선 안 된다는 판단은 음주운전을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는 시민의 생각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직 법관도 비판 의견을 제시했다. 지방법원에 재직 중인 A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헌재의 발상은 전과자라는 낙인을 평생 가지고 가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해된다”며 “10년 정도 음주운전으로 안 걸렸으면 사고만 내지 않으면 다시 음주운전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 아닌가”라고 썼다.

‘양형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음주운전을 줄일 수 없다’는 반대 의견도 제기된다. 시민 박화경(52) 씨는 “이번 결정에서 헌재가 양형을 강화하는 것보다 문화적인 방식으로 음주운전을 줄여야 한다고 전한 것으로 안다. 이 말에 공감한다”며 “세게 벌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으로 음주운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단속 주체인 경찰은 법규의 위헌 소지를 없앨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검토 결과에 따라 단속과 행정처분 방식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과거 윤창호법 입법 당시 국회 등에서 처벌 강화 의견을 낸 데 찬성 의견을 냈다.

이날 헌재 결정은 2018년 12월 개정돼 지난해 6월 다시 바뀌기 전까지의 옛 도로교통법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날 위헌으로 판단된 조항은 현행 도로교통법에도 남아 있어 현행법에 대한 위헌 결정 가능성도 남아 있다. 법조계는 위헌 조항으로 처벌받은 사람들이 재심 청구를 하거나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이 미치는 등의 여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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