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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마을' 혁신을 찾아서 <43> 통영 학림섬마을

바지락 캐고 힐링길 걷기 인기…내년 트리엔날레로 ‘예술섬’ 부푼 꿈

  •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  |   입력 : 2021-11-28 19:23:37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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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 걸었던 이바구길
- 생태 체험·자전거 탐방코스로 유명
- 바다 섬 아우르는 관광휴양지 각광

- 어촌뉴딜 선정 무장애환경 등 추진
- 4년 뒤 연륙보도교로 육지와 연결

경남 통영시의 육지 끝인 달아마을 선착장에서 뱃길로 10분이면 도착하는 학림도는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최대 장점이다. 여기에 맨몸으로 섬에 들어와도 ‘굶어 죽지는 않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어족 자원이 풍부하다. 지역에서 바지락 캐기 체험이 가장 활발한 섬이기도 하다. 섬 해안도로가 잘 정비돼 있어 자전거를 타러 오는 가족 단위 탐방객에게도 인기가 많다.
학림섬마을의 탐방로 중 2구간인 힐링길(학림이바구길) 언덕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이런 학림도가 새로운 도약을 시도한다. 내년 3월 처음 개최되는 통영국제트리엔날레 행사를 앞두고 예술가 2명이 섬에서 한창 작업 중이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어촌뉴딜사업에 선정되면서 활력이 넘친다. 특히 이 섬은 육지 끝과 연결하는 연륙보도교 건설 사업이 곧 발주를 앞두고 있어 들떠 있다. 4년 후면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는 학림도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걸었던 힐링길

학림도 앞바다에는 대규모 가두리양식장이 빼곡하다. 수온이 여름에는 차갑고 겨울에는 따뜻해 가두리어장의 최적지기 때문이다. 국내 가두리양식장 제1호 어장도 이곳에 있다. 섬마을에 도착하면 마을을 상징하는 조형물 ‘비상’이 탐방객을 맞는다. 학이 힘차게 날아오르는 순간을 표현했다. 학림도는 학이 많이 서식하고 송림이 울창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섬 주민은 ‘새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을 선착장 앞에 자리 잡은 한 주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하룻밤을 묵고 갔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섬 주민은 ‘대통령이 찾은 섬’이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섬마을에는 1구간 등산로(고래개능선길), 2구간 힐링길(학림이바구길), 3구간 노을길 등 3개 코스의 탐방로가 있다. 이중 2구간 힐링길을 노 전 대통령이 걸었다고 한다. 이 20여 분의 산책길을 마을 주민은 ‘대통령 길’이라고 부른다. 힐링길에는 사람 몸통보다 훨씬 큰 나무 한 그루가 하늘이 아닌 옆으로 쭉 뻗어 있어 눈길을 끈다. 언젠가 태풍에 기울어진 후 줄곧 옆으로 자라고 있다.

탐방로는 수림이 울창하다. 300년 된 후박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돼 있고, 수백 년은 족히 된 노송이 즐비하다. 탐방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섬의 비경은 압권이다. 섬의 절경인 삼형제 바위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지락 캐기와 자전거 탐방코스 주목

학림섬마을의 탐방로 중 2구간인 힐링길(학림이바구길)에는 옆으로 자라는 큰 나무가 눈길을 끈다. 20여 분 산책길인 이 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걸어 대통령 길로 통한다.
2구간 힐링길을 내려오면 바로 앞에 바다 생태 체험장이 보인다. 밀물 때 들어왔다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힌 물고기를 잡는 체험장이다. 마치 노천탕 같은 모양새다. 마을 주민 사이에서는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목욕했다고 해서 ‘선녀탕’이라 부른다. 체험장의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굉장히 오묘한 자태를 뽐낸다.

바다 생태 체험장 뒤쪽으로 마침 물때가 맞았는지 바지락 캐기 체험을 하는 탐방객이 보인다. 서울에서 놀러 왔다는 한 가족은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연신 즐거운 표정이다.

섬에는 길게 뻗은 해안선을 따라 바지락 밭이 지천으로 널렸다. 체험은 물때가 맞아야 하기 때문에 사전 확인이 필수다.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해 1일 200명 이내로 체험에 참여할 수 있고 1인 채취량도 제한한다. 이곳 바지락은 서해안 갯벌에서 자란 조개와 달리 알이 굵고 여물다. 그래서 식감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섬은 자전거 탐방 코스로도 인기를 끈다. 마을 광장에 자전거 대여소가 마련돼 있다. 마을에서 공동 관리하는 자전거는 1시간 5000원에 대여할 수 있다. 예약 없이 현장에서 바로 빌릴 수 있다. 해안도로는 자전거 타기에 최적일 정도로 잘 닦였다. 다만 일주도로가 완공되지 않아 갔던 길을 되돌아와야 하지만 해안 풍경은 근사하다. 바다 건너 육지의 통영수산과학관과 마동마을 등이 손에 닿을 정도로 가깝게 느껴진다.

■예술의 섬, 다리 놓이는 새로운 변신

학림도는 새로운 변신을 시도 중이다. 이 섬은 2007년 정보화마을로 선정되고 2009년 학림지구 어촌·어항 관광 조성사업이 준공되면서 어엿한 관광 휴양 섬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지난해 어촌뉴딜300사업에 선정되면서 섬에는 또다시 활력이 넘친다. 77억 원을 들여 마을 펜션 리모델링, 학림 먹거리 공작소, 무장애 환경 마을 정비 등을 추진한다.

폐교된 초등학교 분교(산양초등학교 학림분교)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 중이다. 내년 열릴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 행사를 앞두고 예술가 2명이 입주해 활동 중이다.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통영 시가지 곳곳과 섬을 예술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인데, 학림도는 섬 전시장의 주 무대다. 이곳에서는 시각 예술을 주제로 지금까지 쉽게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의 작품이 선보인다. 마을 주민이 소유한 옷 중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옷에 바느질로 가족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수놓은 작품전이다. 예술가의 주도로 마을 주민 모두가 작가가 된다는 데 의미가 크다.

섬 주민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연륙보도교다. 달아마을에 있는 통영수산과학관에서 학림도를 잇는 보도교는 이르면 다음 달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다리는 학림도 앞 송도를 거쳐 놓인다. 학림1교(수산과학관~송도)와 학림2교(송도~학림도) 등 두 다리로 연결된다. 589억 원을 들여 길이 1002m 너비 3~5m 규모로 놓인다. 4년 후 완공되면 학림도는 걸어서 갈 수 있는 ‘섬 아닌 섬’이 된다.

글·사진=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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