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소 직원 기본급은 5% 올려
- 입주민 “찬성 못 해” 비판 공고문
- 아파트 측 “인원 조정 취소 논의”
부산의 한 아파트가 경비원 절반을 해고하고 관리 직원의 월급을 인상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인다. 주민은 “사회적 약자를 해고하고 생긴 돈으로 자기들의 월급을 올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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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가 경비원과 미화원의 인원을 줄인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부착하자 주민이 반발하고 나섰다. |
2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북구 A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내년부터 경비원과 미화원 인원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입주대표회의는 12명의 경비원을 6명으로 줄이고, 4명의 미화원을 3명으로 줄이는 의안을 입주자대표회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는 ‘입주자대표회의 의결 내용’을 공고했다.
경비원과 미화원 수를 줄인 배경으로는 관리비 절감 문제를 내세웠다. 532가구 규모 A 아파트는 가구당 10만 원 정도의 관리비를 낸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경비원과 미화원을 의결 내용대로 감원하면 관리비를 약 2만 원 줄일 수 있다고 봤다.
경비·미화원은 줄이기로 해놓고, 관리사무소 직원의 월급은 인상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월급은 약 260만 원인데, 주변 다른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보다 30만~40만 원 적어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사무소 직원 5명의 기본급을 5% 올리기로 했다.
이런 결정을 두고 주민은 강하게 반발했다. 관리사무소 직원의 월급을 올리려고 사회적 약자를 해고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곳 주민 한모 씨는 “관리비를 절감한다며 경비원을 새해 벽두부터 절반이나 자르기로 해놓고, 동시에 관리소 직원 월급을 올린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과거에도 경비원을 줄이려고 해 주민이 반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입주민은 ‘아파트 주민 일동’ 명의로 입주민대표회의를 비판하는 공고문도 게시했다. 주민은 이 글에서 “주민은 경비원과 미화원 인원 축소에 찬성할 수 없다. 경비원을 해고하기로 한 의결을 무효로 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새롭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관리사무소 직원의 월급을 인상하려고 경비원을 자르고자 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A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5, 6년 전부터 경비원 수를 줄여 관리비를 절감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그 연장선의 결정이었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A 아파트는 국제신문 취재가 시작되자 “오는 9일 입주자대표회의를 다시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경비원 인원 조정을 취소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의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호걸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