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의회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박형준 부산시장의 공약이자 부산시가 양성평등 정책으로 추진하는 ‘펨테크’ 산업 육성이 실제 양성평등 정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내년 시행을 목표로 ‘펨테크 밸리 조성 1단계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사업은 잠재적 시장 조기 선점과 여성 스타트업 육성 등을 목표로 한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여성 관련 상품·서비스·소프트웨어 등을 일컫는다. 친환경 생리대, 생리 주기 추적 앱, AI를 통한 자궁경부암 및 유방암 진단·치료 기술 등 대부분 여성 헬스 케어 중심이다.
문제는 이 사업이 시의 양성평등 정책 중 하나라는 점이다. 사업추진 근거 조례는 ‘부산시 양성 평등 기본 조례’이며 예산은 조례에 따라 만들어진 양성평등기금에서 1억 원이 편성된다. 하지만 펨테크가 여성 친화 기술이고 소비층이 여성이기 때문에 양성 평등이나 여성 인권 신장과 연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경제 및 창업 정책에 가깝다는 평이다. 사업 추진 계획서를 살펴보면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사업 수탁을 하지만 부산지식재산센터,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이 필요하다.
여성 스타트업 육성이라는 취지 역시 소비자가 여성이면 주 공급자 역시 여성일 것이라는 치우친 시각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국내 대표 5개 펨테크 스타트업이 결성한 얼라이언스에서 여성 대표는 2명뿐이다. 결국 지난달 열린 부산시의회 복지안전위원회 행정감사에서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정종민 복지안전위원장은 행정사무감사에서 “부산 여성이 불행한 이유가 앱이나 친환경 생리대가 없어서 그런가. 문제 인식이 너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말했다.
수탁 기관으로 예정된 여성인력개발센터가 펨테크 육성 사업을 이끌 전문성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여성 창업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주 업무는 컴퓨터활용능력, 바리스타, 온라인 쇼핑몰 개설 등 기존 기술과 관련된 취업 교육이다. 부산시의회 복지안전위원회 구경민 의원은 “주 소비층이 여성인 가전제품 사업이 양성 평등 사업이 아닌 것처럼 펨테크 육성이 양성 평등 정책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전혜숙 여성가족국장은 “펨테크는 여성의 생물학적 특징으로 인한 불편함을 여성 스스로가 개선하면서 경제력을 갖출 방안이다. 또 펨테크 스타트업이 지금은 적다고 해도 밸리 등 관련 인프라를 먼저 만들어 사업을 활성화 하는 것이 시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