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전 등 미군의 전쟁·반인륜범죄에 대한 도덕·역사적 심판을 내리는 국제민간법정이 부산에서 열렸다. 배심원단으로 참석한 시민은 미군에 전원 유죄 판결을 내렸다.
‘부산항 미군 세균 실험실 폐쇄 주민 추진위원회’는 7일 오후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미국의 한국전쟁 세균전과 주한미군 세균전 부대운용’에 대한 국제민간법정-부산경남시민재판을 열었다. 민간법정 조직위원회는 국내외 NGO 단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재판에서는 변영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 소속 변호사 등 재판장 4명, 이현우 민변 부산지부 변호사 등 검사 4명, 우희종 서울대 교수 등 증인 3명이 참석했다.
검사 측은 해리 트루먼,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등 전·현직 미국 대통령과 매튜 리지웨이 전 연합군 사령관, 폴 조지프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을 피고인으로 기소했다.
 |
| 7일 중구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부산항 미군 세균 실험실 폐쇄 주민 투표 추진위원회가 주한미군 세균전 부대 운영과 한국 전 당시 미군의 세균전에 대한 민간법정을 열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
|
검사 측은 ‘세계 평화회의’와 ‘국제민주법률가협회’ 등이 작성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미군이 6·25전쟁 때 세균을 오염시킨 벼룩 등을 살포하거나 세균 폭탄을 투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세균전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군이 2016년 주피터 프로그램을 위한 장비를 도입하면서 부산시에 생물·화학무기 시료 샘플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입장과 달리 추후 15회 시료를 들여오는 등 생화학무기법을 어긴 혐의가 있다고 봤다.
생화학무기법 25조 1항에 따르면 생물무기를 이전·운송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에 처한다. 미국은 그간 한국에 들여온 시료가 불활성화 돼 있어 독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사를 맡은 이 변호사는 “독소 반입 행위는 국제협약과 국내법을 위반한 엄중한 죄이고, 피고인들은 거짓으로 범죄를 은폐하고 반성하지 않으므로써 징역 30년을 구형한다”고 말했다. 배심원단 30명은 무기명 투표를 통해 전원 유죄 판결을 내렸다. 양형은 다수(22명)가 동의한 30년으로 결정됐다.
주민 추진위 전위봉 상황실장은 “시민사회가 미군의 세균실험을 검찰에 고발하고, 실험실 폐쇄 찬반 주민투표를 위한 행정 소송을 했다. 수사는 진척이 없고 행정소송은 미군 공여지여서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됐다. 주민들이 아무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돼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 있는 재판”이라고 말했다.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