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 분석] 기소율 1%도 안 되는 직권남용…‘사표 종용’에 적용될까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

  • 박호걸 rafael@kookje.co.kr, 신심범 기자
  •  |   입력 : 2022-02-07 21:51:10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檢 수사 막바지… 기소 여부 촉각
- 증명 어렵고 구성요건 까다로워
- 고소고발 5년간 3.5배 늘었는데
- 기소율 0.14%로 ‘3분의 1’ 토막

2018년 6월 부산시 공무원이 산하 공공기관 임원에게 사표를 내게 한 이른바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검찰의 기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국제신문 지난 3일 자 1면 등 보도). 그러나 피고발인의 주요 혐의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기소율이 1%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입증하기 어렵다. 법조계도 “죄 자체가 객관적인 요소로 증명하기 어렵고, 판단적 요소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7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0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고발된 사건 수는 1만6167건으로, 5년 전인 2016년 4586건보다 3.5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검찰에 접수된 전체 형사 사건 수가 2016년 258만1748건에서 2020년 221만5577건으로 15%가량 준 것과 비교하면 직권남용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부산 변호사 A 씨는 “현 정부에서 진행된 주요 적폐 사건의 영향으로 직권남용죄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이후 공무원의 업무 처리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의 분풀이 도구로까지 이용되며 남발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반면 직권남용죄가 재판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검찰의 기소율이 1%도 되지 않는 탓이다. 대검 자료를 보면 2020년 고소·고발된 직권남용 사건 중 기소로 이어졌던 사건은 23건뿐이다. 비율로 보면 0.14% 사건 만이 기소된 셈이다. 이런 경향은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직권남용 사건 기소율은 ▷2016년 0.52% ▷2017년 0.32% ▷2018년 0.39% ▷2019년 0.24%로 한 차례도 1%를 넘긴 적이 없다. 2020년 형사 사건 전체 기소율이 29.9%였다.

법조계는 이런 현상이 ‘직권남용죄 자체가 해석이 너무 어려운 탓’이라고 지적한다. 직권남용(형법 123조)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로 규정하고,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처하게 돼 있다. 즉, ‘공무원의 권한인지 여부’ ‘그 권한을 남용했는지 여부’ ‘일을 행한 자에게 의무가 있는 일인지 여부’ 등을 따져야 한다.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구성요건은 많은데, 이 요건 하나하나가 모두 객관적 지표로 증명하기 어렵다.

법무법인 율하 이재규 변호사는 “배임도 판단적 요소가 많다. 그래도 최소한 누가 이익이나 손해를 봤는지는 팩트로 드러난다”며 “직권남용은 이렇게 객관적 지표로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객관적 지표가 없기에 재판부가 판단할 여지가 많다. 최근 판례를 보더라도 사표를 받은 이유에 대한 필요성 상당성 인과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라고 돼 있는데 결국 사건마다 다르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법관 출신 변호사 B 씨도 “‘남용’이라는 단어 자체가 모호하다. 어디까지 남용이고, 어디까지 남용이 아닌지 선을 긋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유무죄가 항상 명쾌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동아대 로스쿨 하태영 교수도 “학계에서도 직권남용에 대한 해석이 교수마다 분분하다. 이슈가 됐던 사건도 1, 2심과 대법이 서로 다르게 판단할 정도로 복잡 난해한 법”이라면서도 “결국 정치권에 영향을 받은 공무원 활동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고소·고발이 확대된 거다. 공권력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이므로 권한을 넘으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모델은…고속·수소전동차, 하이퍼루프 3파전
  2. 2부산대병원장 임명 미루는 교육부, 배경엔 대통령실?
  3. 3‘짓고도 못쓰는’ 자갈치아지매 시장 내후년 문 열까
  4. 4‘한 명의 아이도 포기않겠다’…공교육 표준 마련에 헌신
  5. 5유치원 찾아 삼만리…대단지 아파트 입주민 발동동
  6. 6연 10% 적금에 1277억 몰려…남해축협 해지 읍소(종합)
  7. 7여당몫 상임위원장 5명 교체…PK 3명
  8. 8대우조선도 에어부산도…산업은행장 손에 달린 PK 현안
  9. 9기다려! 유럽 빅리그…내가 접수하러 간다
  10. 10올 수능, 수학 어렵고 국어 쉬웠다…이과생 ‘문과침공’ 거셀 듯
  1. 1여당몫 상임위원장 5명 교체…PK 3명
  2. 2김건희 여사 부산 금정구 몽실커피 깜짝 방문, 직원들 격려
  3. 3세 과시한 친윤…공부모임 ‘국민공감’ 의원 71명 참석
  4. 4윤석열 지지율 5개월만에 40%대, 정당은 국힘이 역전
  5. 5비명계 “이재명 100일, 방탄 빼고 뭐 했나”
  6. 6부산 온 안철수 "당 대표 되면 총선 170석 획득해 승리 견인"
  7. 7여야 예산안 협상 '벼랑끝 싸움'..."초당적 협조"VS"부자 감세"
  8. 8도 넘은 北 '이태원' 흔들기...미사일에 악성코드 보고서까지
  9. 9김건희 여사 부산 방문해 깜짝 자원봉사
  10. 1015일 윤 대통령'국정과제 점검회의' 100분 생중계, 지방시대 전략도 논의
  1. 1‘짓고도 못쓰는’ 자갈치아지매 시장 내후년 문 열까
  2. 2대우조선도 에어부산도…산업은행장 손에 달린 PK 현안
  3. 3野 ‘안전운임 3년 연장’ 수용에도…정부 “타협없다, 복귀하라”
  4. 4창업기업 지원 ‘BIGS’ 매출·고용 목표치 껑충
  5. 5수산식품산업 현재와 미래, 부산서 찾는다
  6. 6따뜻했던 11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늘었다
  7. 7연금 복권 720 제 136회
  8. 8원재료 값 뛰면 단가에 반영…‘납품단가 연동제’ 국회 통과
  9. 9주가지수- 2022년 12월 8일
  10. 10아파트 거래절벽 심화에…수천만 원 포기 ‘마이너스피’ 속출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모델은…고속·수소전동차, 하이퍼루프 3파전
  2. 2부산대병원장 임명 미루는 교육부, 배경엔 대통령실?
  3. 3‘한 명의 아이도 포기않겠다’…공교육 표준 마련에 헌신
  4. 4유치원 찾아 삼만리…대단지 아파트 입주민 발동동
  5. 5연 10% 적금에 1277억 몰려…남해축협 해지 읍소(종합)
  6. 6올 수능, 수학 어렵고 국어 쉬웠다…이과생 ‘문과침공’ 거셀 듯
  7. 7흰 것과 검은 것으로 눈부신 세상…스님 부디 길을 닦지 마오
  8. 8오늘의 날씨- 2022년 12월 9일
  9. 9국립환경과학원 “코로 마신 가습기살균제 성분 폐 도달”
  10. 10질병에 생계 막막…진단·치료비 절실
  1. 1기다려! 유럽 빅리그…내가 접수하러 간다
  2. 2PK의 저주…키커 탓인가, 골키퍼 덕인가
  3. 3슈퍼컴은 “네이마르의 브라질 우승”
  4. 4토트넘 한솥밥 케인-요리스 ‘맞짱’
  5. 5벤치 수모 호날두, 실내훈련 나왔다
  6. 6무적함대도 못 뚫었다…다 막은 ‘야신’
  7. 7거를 경기 없다…8강 10일 킥오프
  8. 8축협 저격? 손흥민 트레이너 폭로 파장
  9. 9프랑스 또 부상 악재…음바페 훈련 불참
  10. 10호날두 대신 나와 3골…다 뚫은 ‘하무스’
우리은행
한국마사회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질병에 생계 막막…진단·치료비 절실
사진가 김홍희의 Korea Now
흰 것과 검은 것으로 눈부신 세상…스님 부디 길을 닦지 마오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