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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조종사 실수? 기체 결함?…이례적 공중충돌 미스터리

사천 軍훈련기 사고 4명 순직

  •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
  •  |   입력 : 2022-04-03 20:02:28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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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위·군무원 2명 씩 탑승 2대
- 이륙 5분 뒤 부딪혀 추락 참변

- KT-1, 최초 국산 기술로 개발
- 해외 수출되는 등 우수한 성능
- 軍 블랙박스 회수해 원인 조사
- 오늘 제3훈련비행단서 영결식

경남 사천에서 지난 1일 비행훈련에 나선 공군 KT-1 훈련기 2대가 공중 충돌하면서 4명이 숨졌다. 사고 훈련기에는 학생조종사 정종혁(24) 차재영(23) 중위와 비행교수 이장희(52) 전용안(49) 군무원 등 총 4명이 탑승했다.
지난 1일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 야산에 공군 훈련기인 KT-1의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3일 공군에 따르면 KT-1 두 대는 지난 1일 오후 비행훈련을 위해 연달아 이륙한 지 5분 만에 공중에서 충돌해 추락했다. 공군은 당시 편대 임무를 위해 2대가 먼저 떴고, 이어서 계기비행 훈련을 위해 1대가 별도로 이륙했는데, 편대 임무 훈련기 1대와 계기비행 훈련기가 충돌했다고 밝혔다. 계기비행은 조종사가 직접 눈으로 지형지물 등을 파악하는 시계비행과 달리 항공기 위치 등을 장착된 계기에만 의존하는 비행 방식이다.

추락한 KT-1 두 대는 복좌(2인승) 형태로, 각각 학생조종사 1명(중위)과 비행교수(군무원) 1명 등 2명씩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2대에서 모두 비상탈출했지만, 타고 있던 4명이 전원 순직했다고 공군은 전했다.

훈련기에서 탈출한 조종사들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 독자 제공
KT-1 훈련기는 국내 기술로 설계·개발된 최초의 국산 훈련기다. 학생조종사들이 전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한 ‘기본교육 과정’을 이수할 때 활용된다. KT-1은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연구개발을 거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998년 3월 시제기를 생산했고 2000년부터 부대에 배치됐다. 최대속도 648㎞/h, 항속거리 1667㎞, 상승한도 1만1580m, 최대이륙중량 2540㎏의 제원을 갖추고 있다. 해외 여러 국가로 수출되는 등 해외의 동급 훈련기 대비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KT-1 훈련기끼리 공중 충돌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공군 관계자는 전했다. 전투기와 훈련기를 통틀어서도 ‘공중 충돌’은 드문 일이다. 2008년 F-5E 전투기 2대가 호국훈련 중 충돌한 사례가 마지막으로 알려졌다.

과거 KT-1 조종 경험이 있는 한 예비역 조종사 A씨는 “공중 충돌이 아예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학생조종사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조종사에 비해 위기 대처에 미숙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하지만 같이 타고 있던 교수 2명이 베테랑 조종사였던 점을 고려하면 기체 결함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KT-1 훈련기 사고는 2003년 11월이 마지막으로, 당시 비행교육에 나섰던 조종사의 엔진전자제어장치 스위치 조작 잘못으로 사고가 났다고 공군은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월 공군 F-5E 전투기가 기체 결함으로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순직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또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해 공군 내 분위기는 침통하다.

공군은 3일 블랙박스(비행기록 장치)를 모두 회수해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비행기록장치(DVAR)에는 교신 내용과 항공기의 고도 속도 자세 방위 등의 비행자료가 담겨 있어 충돌 원인 분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군 제3훈련비행단 소속 병력 200여 명이 이날 훈련기가 추락한 정동면 일대에서 블랙박스를 포함해 잔해를 수색했다. 공군은 충돌한 훈련기 잔해가 광범위하게 흩어져 어려움을 예상했으나 금속탐지기 등을 동원해 동체가 떨어진 야산 인근에서 대부분 회수했다.

공군은 제3훈련비행단 안창남 문화회관에 합동 분향소를 마련하고 조문을 받고 있다. 유가족 요청으로 장례 전반을 비공개로 하고 있다. 영결식은 4일 오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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