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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업 후순위 된 대중교통…수송분담률 30년간(1991년 52.9% 2020년 40.4%) 역주행

부산 대중교통 업그레이드 <1> 천문학적 예산 별무효과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22-04-05 20:05:47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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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준공영제·교통公 손실 지원
- 市 작년 6717억 등 지출 눈덩이
- 오시리아 등 곳곳 교통지옥 오명
- TOD 도입 이용 편의성 높여야
- 교통영향평가 헛점도 보완 절실

11조 원. 1977년 도시철도 1호선 건설을 확정한 후 지금까지 부산시 대중교통 시설 건설에 투입된 비용이다. 이 외에도 매년 수천억 원의 세금이 대중교통 운영비로 투입된다. 그러나 대중교통 이용률은 점차 줄고, 자가용 이용률만 늘어난다. 천문학적인 세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시민의 외면을 받는 셈이다.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철학의 부재다. 부산 곳곳에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교통문제, 특히 대중교통 대책은 개발 과정에서 소외된다. ‘선 개발, 후 교통계획’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최근 이슈가 되는 오시리아 관광단지다.
지난 2일 오후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테마파크에서 해운대 방면으로 넘어가는 동해남부선 송정역 앞 해운대로에서 차량 정체가 발생하고 있다. 상습적인 교통체증을 겪는 오시리아 관광단지에는 지난달 31일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개장한 후 관광객의 증가로 더 심한 교통난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준 기자
■천문학적 비용 투자에도 외면

5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금까지 정부는 부산의 대중교통 건설을 위해 11조4803억 원을 투입했다. ▷도시철도 1~4호선 건설에 7조7905억 원 ▷부산 사상구와 경남 김해를 잇는 경전철 건설에 7742억 원 ▷동해선 건설에 2조8338억 원 ▷버스전용차로(BRT) 건설에 818억 원 등이다.

이미 만들어진 것 외에도 사상-하단 도시철도 등 신규 건설되는 대중교통 수단에 투입된 국·시비도 만만찮다.

대중교통 운영 비용도 상당히 들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 번 투입되면 끝나는 건설 비용과 달리 운영비는 매년 수천억 원이 들어간다. 부산시 교통국의 한 해 예산은 보통 1조2000억 원 수준인데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대중교통에 지속해서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교통국 예산 중 단위가 큰 것 은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송 손실 지원금과 부산교통공사 재정지원금이다. 올해 부산시 본예산에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송 손실 지원금은 1500억 원, 부산교통공사 재정지원금은 1290억 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이 두 항목의 지출은 추경을 거치며 배 가까이 늘어난다. 지난해에는 세 차례 추경을 거치면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송 손실 지원액은 3671억 원으로 급증했다. 부산교통공사 재정 지원액도 추경을 거쳐 3046억 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두 개 항목에만 6717억 원의 세금을 투입한 셈이다.

천문학적인 세금이 들어가고 있지만 대중교통은 점차 시민의 외면을 받고 있다. 교통수단별 수송분담률 추이를 보면 1991년 52.9%를 차지하던 대중교통 분야가 2020년 40.4%로 급감했다. 반면 1991년 13.9%에 불과하던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2020년 40.3%로, 대중교통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부산 도로를 차지하는 자동차도 그만큼 급증했다. 2000년 81만2369대에 불과하던 등록 차량은 2020년 146만4608대로 늘었다. 20년 만에 65만2239대가, 비율로는 80.3%가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서울이 244만992대에서 317만6743대로, 73만5751대(30.1%)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부산의 등록 차량이 훨씬 많아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개발 단계에 대중교통은 없다?

교통 전문가는 부산에서 이뤄지는 각종 개발 사업 계획 단계에서 교통 문제가 뒷순위로 밀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각종 외곽 개발로 이동 수요가 꾸준히 느는데 이에 대한 준비 과정에서 교통은 배제된 셈이다. 특히 대중교통은 허가 과정에서 생략되는 것이 부지기수다. 이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오시리아 관광단지다.

부산시의회 김민정(기장1) 전 의원에 따르면 오시리아 관광단지는 지금까지 전체적인 교통영향평가(교평)가 한 번도 진행되지 않았다. 김 전 의원은 “교평은 이케아 동부산롯데몰 힐튼호텔 등 개별 사업자가 준공 승인을 받기 위해 벌이는 하나의 절차일 뿐이다. 개별사업자가 진행하는 탓에 대중교통을 포함해 관광단지 전체를 아우르는 교통 대책은 아예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발 사업에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는 교평에는 생각보다 구멍이 많다. 교평의 근거가 되는 용역 보고서도 부산시나 기초단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가 준비한다. 또 사업자가 용역을 발주하다 보니 용역 결과도 업체의 입맛에 맞춘 편향된 결과가 나오기 쉽다. 시는 제출된 보고서를 토대로 평가할 뿐이다. 그러나 교평에서 문제를 발견해 보완 지시를 했다고 하더라도 사후 평가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때가 많다. 김 전 의원은 “교평에서 나온 보완 지시는 강제성이 없다. 그래서 지시 이행 여부도 제각각”이라며 “이마저도 주차장이나 접속 도로 정도의 문제만 다룰 뿐 대중교통 문제는 전혀 다루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오시리아 교통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개발 과정에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한 접근, 즉 대중교통 지향형 개발(TOD·Transit Oriented Development)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부산대 정주철(도시공학과) 교수는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를 비용으로 생각하고 개발 논의에서 배제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특히 개발 초기 계획 단계부터 대중교통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히 결정해야 한다”며 “대중교통을 개발의 가장 우선순위에 놓는 개발 방식인 TOD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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