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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부산판 블랙리스트’ 정무직만 기소…정권교체기 눈치 보기?

檢 직권남용 수사 마무리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신심범 기자
  •  |   입력 : 2022-04-10 19:49:38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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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거돈·박태수·신진구 재판 넘겨
- 비선출직 공무원 4명 모두 제외
- 尹대통령 취임 앞 기소시점 미묘
- 혐의 입증 실패 땐 역풍 불 수도

검찰이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 등 임원의 사직을 강요한 이른바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오거돈 전 시장과 정무직 공무원 2명을 기소했다. 이병진 행정부시장(당시 기획관리실장)을 포함한 전현직 비선출직 공무원(늘공)은 모두 불기소됐다. 수사 3년 만에 사건을 재판으로 넘긴 검찰에 대한 평가는 1심 결과에 따라 나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이른바 '부산판 블랙리스트'사건을 수사중이던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가 부산시청을 압수수색하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검사 최혁)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오거돈 전 시장과 박태수 전 정책특별보좌관, 신진구 전 대외협력보좌관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오 전 시장 등은 2018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간부 공무원을 시켜 시 산하 6개 공공기관 임직원 9명에게서 사직서를 제출받아 물러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부시장 등 공무원 4명은 불기소 처분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들이 강압적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2019년 4월 18일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검찰에 고발장을 내면서 시작됐다. 고발인 측은 이 부시장 등 4명의 공무원과 ‘성명 불상의 관련자’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시가 민선 7기 출범에 맞춰 전임 시장 재임 시절 임명된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줄사표’를 내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결국 검찰은 당시 이름이 명시된 공무원 4명을 기소하지 않고, ‘성명불상 관련자’ 3명만 재판에 넘긴 셈이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최근 이 부시장 등 공무원 4명의 고발을 취하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검찰의 행보 탓이다. 이 사건은 최초 고발 이후 한동안 수면 아래에 있었다. 그러다 오 전 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직에서 물러난 2020년 4월 이후 급작스럽게 수사에 탄력이 붙었다. 검찰은 그해 11월 24일 고발 2년 만에 시청과 테크노파크 등을 압수수색했다. 박, 신 전 보좌관에 대해서는 지난달까지 몇 차례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기소 시점도 미묘하다. 지난달 대통령 선거에서 검찰총장 출신의 윤석열 후보가 당선돼 곧 취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 개시 3년 만에 기소가 이뤄진 것이다. 이 외에도 최근 검찰은 이 사건과 비슷한 이른바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사건’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 “현 정권에 눈치 보던 검찰이 미래 권력에 잘 보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자연스레 시선은 재판 결과에 쏠린다. 검찰이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정권 눈치를 보며 진행한 무리한 수사’라는 평가가 나올 것이 뻔하다. 검찰 내부에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는 말이 나온다. ‘늘공’의 기소 여부를 두고 치열한 논의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종범으로 보고 기소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확실한 혐의 입증을 위해 오 전 시장과 정무직 2명만 기소했다는 것이다. 이 덕에 이 부시장 등은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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