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식용유와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아 자영업자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당분간 전쟁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심리마저 위축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문가는 물가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직업 훈련 등의 해법을 제시했다.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들어 원자재 값 상승으로 밀가루 식용유 등 재료비가 급등하면서 부산에서 치킨집 중국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 연제구에서 통닭집을 운영하는 김정호(44) 씨는 “코로나 이전만 해도 식용유 1통(18ℓ)에 1만7000 원 이었는데 이젠 5만 원에 가깝다”며 “계육 가격도 오르는 상황에서 코로나로 있던 손님도 줄어든 상황에서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마냥 가격을 올리기엔 부담스럽다 보니 김 씨는 “1만6000원으로 치킨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하기 쉽지 않다”고 답했다.

중국집을 운영하는 정희표(73) 씨 역시 “중국집 음식의 필수 재료인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 인상으로 재료비만 15% 넘게 올랐다”며 “기존 가격으로 손해가 불가피해 올 초 어쩔 수 없이 메뉴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고 했다.

이달 초 한국농촌경제원이 발표한 ‘국제 곡물 4월호’를 보면 지정학 리스크 심화와 수급 악화를 이유로 국제 곡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밀 선물 가격은 ｔ당 421달러로 지난 2월 296달러보다 42.1%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80.2% 증가한 수치다.

식용유 재료인 대두 가격 상승세 역시 만만찮다. 2020년 ｔ당 350달러에 거래되던 대두 가격은 지난해 505달러, 올해 3월엔 620달러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지난 5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올라, 1998년 4월 기록한 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동아대 정남기(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 재난지원금과 추경 등 대내외적 요인을 고려할 때 당분간 물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자영업자의 고통은 공감하지만 한국 경제에서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 앞으로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에 대한 직업훈련을 통해 임노동자로 전환시키는 근본적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