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스스로 판단해 약물 복용 중단 위험…나 또한 시행착오 거쳐”

정신질환 당사자의 조언

  • 손현준 송국클럽하우스 회원
  •  |   입력 : 2022-04-17 19:57:14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나의 삶에서 구체적인 예화를 들어보고자 한다. 2016년 대학 생활 막바지에 조현병 증상이 나를 조금씩 잡아먹었다. 당시에는 세상의 주인공이 내가 된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지만, 그때는 사실로 느껴졌다.

약물치료는 처음에 거부감이 들지만 장애 극복을 위해 반드시 받아야 한다.
마치 TV 속 대사 하나하나가 나를 소재로 삼아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나를 조종하는 느낌도 들었다. 심지어 의사도 나를 조종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약을 숨기는 데 급급했고, 증상이 올라올 때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약물 복용을 피하려고 했다. 나의 삶과 행동을 이끄는 생각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조현병은 그렇게 시작됐다.

예전부터 나는 어떤 이야기에도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곤 했다. 스스로 힘을 북돋아주어도 모자랄 판국에 핑계만 언급하는 자신을 봤다. 교회에 가서 긍정적인 설교 말씀을 듣고도 집으로 오면 컴퓨터 게임만 했다. 게임이 끝나면 ‘약을 먹어도 게임에서 승리하고, 안 먹어도 이기니 약물 복용의 중요성이 의미 없지 않겠나?’는 생각도 들었다. 제 3자의 낙인 또한 내 삶을 흔들었다. 창문 밖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리면 나를 구석으로 몰아넣는 느낌이 내 생각을 사로잡기도 했다. 병원에 다닐 때는 내 입으로 정신병을 말하려 하니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꼭 필요하다. 어느 논문 자료를 확인해 보니, 항정신병 약물치료는 정신질환 치료에서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으며 약물치료를 받지 않으면 정신질환자의 재발과 재입원, 잦은 정신과 응급치료 등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는 다른 신체 질환을 가진 환자와 비교해 약물복용을 피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신질환자가 약물치료를 받지 않으려는 모습이 정신과 치료에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같은 논문에 통계가 있다. 1개월 이상 약물 중단 뒤 재발 경험에 대해 연구 대상자 38명이 1개월 이상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재발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이 가운데 의사와 상의 후 중단한 8명을 제외한 30명은 상의 없이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했다. 임의로 중단해 병이 재발한 30명은 그 이유로 자신만의 느낌을 들었다. 즉, 스스로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고 판단한 뒤 복용을 멈췄는데 실상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신질환은 느낌 문제가 아니다. 전두엽, 해마 등의 뇌 기능에 문제가 있는 질병이기에 약물복용은 필수이자 의무 사항이다.

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까지 버텨 왔다. 증상에 반응하기도, 무시하기도 하면서 여러 모습으로 질병에 맞서 싸우면서 후회 반, 기대 반의 감정이 남았다. 올해는 더 많이 회복하고 싶지만, 서두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가능하면 송국클럽하우스에 개근하면서 이곳을 통해서 일하실 나만의 하나님을 기대한다. 약을 만든 사람도 병을 낫게 해 줄 하나님이라 믿고 마음을 굳게 먹겠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4. 4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5. 5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6. 6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7. 7[포토에세이] 국사봉 전망대서 본 옥정호 물안개
  8. 8‘민주항쟁도’ 이철호 작가, 18년 만의 재회
  9. 9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10. 10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1. 1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2. 2외모·학력차별…민간도 공공도 불공정 채용
  3. 3[2026 국감 브리핑] 자격유지검사 않는 고령운수자 1400명
  4. 4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5. 5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6. 6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7. 7‘홈플러스 사태’ MBK 김병주, 국감 불출석 “회사 경영 관여 안 해”
  8. 8[속보] 여야, 문체위 국감서 ‘암살자(들)’ 공방…국힘 “감독 나와야” vs 민주 “창작 자유 억압”
  9. 9김정호 “부산·경남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낙동강 수질개선·취수 다변화 해야”
  10. 10주호영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특례 폐지’ 법안 발의
  1. 1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2. 2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3. 3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5. 5누리호 5차 발사…군집위성 5기 모두 교신 성공(종합)
  6. 6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7. 7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시대’ 임박
  8. 8홈플러스, 희망퇴직 돌입…MBK 경영권도 사라져
  9. 9근무시간에 사주 상담…HUG 직원 면직 처분
  10. 10주진모 B·GET 대표 “민관펀드로 K-팝 북항 아레나 조성해 관광수요 창출”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4. 4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5. 5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6. 6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7. 7“북항 모빌리티, 원도심 연계해야…환승센터 전면 재설계를”
  8. 8전재수 “사직구장, 야구 중심 생활체육 메카로…북항엔 돔 아레나”
  9. 9농약·고혈압약 등 취수원 오염물질, 부산시 선제 차단
  10. 10부산 초중고에 생성형 AI 보급…사회정서교육 3배로 늘려
  1. 1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2. 2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3. 3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4. 4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5. 5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6. 6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7. 7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0. 10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