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가 부산대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 취소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이 일부 받아들여졌다. 조 씨의 의사 면허 무효화 절차도 잠시 중단됐다.

부산지법 행정1부(금덕희 부장판사)는 부산대가 조 씨에게 내린 입학 허가 취소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18일 밝혔다. 정지 기간은 이 사건 본안 소송(원고의 불복 주장을 판단하는 소송) 1심 판결이 내려진 후 30일까지다. 이로써 조 씨는 적어도 1심이 끝난 후 한달가량은 부산대 의전원 졸업 자격과 학적을 유지하게 된다. 본안 소송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조 씨)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고, 달리 효력 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가 말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는 보건복지부가 조 씨 의사 면허 무효화 처분 절차를 밟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복지부는 부산대가 조 씨의 입학 취소를 결정한 것을 계기로 다음 달 4일 의사 면허 취소 청문회를 연 뒤 그 결과를 다음 달 11일 통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산대의 입학 취소 효력이 정지되면서 이 절차도 중단됐다.

애초 조 씨 측은 이번 사건의 확정 선고가 날 때까지 부산대가 내린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신청했다. 1심에서 부산대 측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더라도 항고심을 거쳐 최종 선고가 내려질 때까진 조 씨의 학적 등 지위가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1심 선고일로부터 30일까지만 효력을 멈추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5일 부산대는 조 씨의 2015학년도 의전원 입학 취소 결정을 내렸다. 학교의 결정에 불복한 조 씨는 입학 취소가 결정된 당일 곧바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조 씨는 지난 7일 고려대를 상대로도 서울북부지법에 입학 취소 효력 정지를 신청했다. 고려대 역시 법원이 조 씨가 2010학년도 입시 때 제출한 학교생활기록부에 허위이거나 사실이 아닌 내용이 기재됐다고 판단한 점을 토대로 그의 학부 입학 취소를 결정했다. 서울북부지법의 판단에 따라 조 씨는 ‘학부를 졸업하지 않은 대학원 졸업생’이란 애매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