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정수장 전경. 금정구 제공.

금정구는 범어정수장 유휴부지를 산책로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청룡동 범어사 인근에 있는 범어정수장은 두구동 청룡동 등 1만 1000세대에 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으로 시 전체 급수량의 0.6%를 담당한다.

범어정수장은 90년간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이 보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에는 편백나무 소나무 등 수령이 100년 이상인 고목이 우거져 있다. 2013년에는 범어정수장에 있던 반송 두 그루를 부산시민공원 거울연못에 옮겨심기도 했다. 평가액은 4억 8000만 원에 달한다.

구는 역사·자연적 의의를 살린 산책로와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옛 자재창고를 활용해 상수도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수도박물관을 만들고, 옛 기숙사 건물로 숲속 작은 도서관을 만들 복안이다. 정수 과정을 멀리서 볼 수 있는 전망대도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땅 주인’인 부산시의 협조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정수 시설 피해와 환경 오염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금정구 관계자는 “박형준 시장의 대표공약인 15분 도시 조성 공모사업에 범어정수장 사업을 제안한 상태다. 또 정수시설과 떨어진 곳에 문화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라 수돗물 공급에도 피해가 없을 것”이라며 “정수 시설은 철저히 보호하며 문화 공간도 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향을 상수도사업본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천일 금정구의원은 "의회에서도 설계용역 예산을 편성하는 등 지역민 편의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