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가 생활임금 제도 도입에 미온적이라는 지적(국제신문 2019년 10월 3일 자 9면 보도) 이후 생활임금 도입을 위한 조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구의 움직임에 따라 지역에서 미시행 중인 기초지자체도 생활임금을 도입할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 북구청 전경. 국제신문 DB

북구는 생활임금제 근거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생활임금은 관공서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등에게 법정 최저임금 대신 물가 수준을 고려해 줄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임금을 의미한다. 노동자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실질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북구는 내년 시행을 목표로 14개 부서 103명을 대상으로 생활임금 시급 1만 868원 지급을 준비 중이다. 북구는 지난 3월 조례를 입법예고했고 이달 중으로 조례 제정심의를 앞두고 있다.

부산 16개 구·군 사이에서 생활임금 도입은 꾸준히 느는 추세다. 시는 2017년 2월 생활임금을 도입했고 구·군별로 ▷2017년 중구 동래구 사상구 ▷2018년 부산진구 남구 해운대구 기장군 ▷2019년 서구 수영구 ▷2020년 연제구 ▷2021년 사하구가 생활임금을 도입해 11개 구에서 시행하고 있다. 미시행 기초지자체는 북구 강서구 금정구 동구 영도구다.

생활임금 시급과 적용 범위는 기초자치단체 별로 차이가 있다. 시급은 올해 기준으로 1만252원에서 1만868원까지 분포해 있고 대부분의 기초단체가 1만400원에서 1만500원 사이다. 적용 범위는 중구와 기장군을 제외하고 구 소속 기간제 노동자에 해당한다. 기장군은 출자출연기관 노동자, 중구는 출자출연 기관, 사무위탁기관 노동자까지 포함한다. 북구는 국·시비 지원으로 채용된 노동자와 공공근로,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 노동자는 포함하지 않을 계획이다.

북구 관계자는 “타 구·군과 비교해 왜 도입하지 않느냐는 질타를 받았다. 지난해 종합계획을 수립했고, 노동자 권익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실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