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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63> 이론과 진리 ; 일반적 상대성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2-05-09 19:39:1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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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전 562회 글에서 특수 상대성 이론을 이야기했다. 특수란 등속도로 운동하는 경우다. 등속이란 낱말이 헷갈린다. 등속(等速)을 같은 속도인 동속(同速)으로 이해하면 쉽다. 그런데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게 가능할까?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만 가더라도 절대로 동속도인 등속도로만 갈 수 없다. 출발할 때부터 속도는 변한다. 점점 빨라진다. 다음 정거장에 서기 전엔 점점 느려진다. 이처럼 가속도로 움직일 때 버스 안에서 관성력을 받는 승객은 앞뒤로 옆으로 쏠리게 된다. 그런데 가속이란 낱말 역시 헷갈린다. 가속(加速)을 바뀌는 속도인 변속(變速)으로 이해하면 쉽다. 점점 빨라지건 느려지건, 방향이 바뀌건 다 가속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이 진리는 아니다
특수한 상황인 등속이 아니라 일반적 상황인 가속의 경우에 적용하는 상대성 이론이 일반 상대성 이론이다. 1905년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후 아인슈타인 머릿속에서 일반 상대성 이론의 실마리가 될 빅아이디어가 터졌다. 만일 어떤 사람이 중력가속도로 떨어진다면 어찌 될까? 떨어지는 것보다 무중력 상황 속 사고실험이 이해하기 훨씬 더 쉽다. 무중력 상태에 놓인 우주선이 중력가속도와 똑같이, 즉 1초에 9.8m씩 등속도가 아니라 1초에 9.8m씩 빨라지는 가속도로 움직인다면 어찌 될까? 가속하는 방향과 반대쪽 방향으로 관성력이 생겨 몸이 쏠릴 것이다. 중력으로 인해 지구에서 우주인 몸무게가 80kg였다면 우주선 안에서도 쏠리는 관성력에 의해 똑같이 80kg일 것이다. 우주인이 자기가 탄 우주선의 위치와 속도를 알 수 없다면 몸이 받는 관성력을 당연히 중력으로 여길 것이다. 바로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도출되는 중력=관성력 등가(等價) 원리다.

아인슈타인은 한발 더 나아가는 사고실험을 했다. 중력가속도와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의 뚫린 구멍으로 들어온 빛은 직진하지 않고 휘어진다. 관성력과 똑같은 중력의 렌즈 효과에 의해 빛이 휘는 것이다. 그런데 휘는 게 아니라 중력에 의해 휘어진 시공간에서 빛이 최단 경로로 흐르는 게 아닐까? 이렇게 사유한 아인슈타인은 리만 기하학을 활용해 휘어진 중력장 방정식을 도출했다. 그리하여 1915년 발표한 논문이 일반 상대성 이론이다.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의 모순이던 쌍둥이 패러독스가 풀렸다. 실제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 안에서 시간은 지구에서보다 상대적으로 느리게 간다. 빛이 평평한 공간에서 직진하든 4차원 시공간에서 휘어지든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면 시간이 느려져야 하기 때문이다. 마침내 1919년 에딩턴(Arthur Eddington 1882~1944)은 개기일식 때 태양의 중력에 의해 빛이 휜다는 사실을 관측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이 검증된 것이다. 드디어 질량을 가진 두 물질 사이에 당기는 중력인 만유인력은 휘어진 시공간에서 물질의 흐름으로 설명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론은 이론(理論)이다. 참된 이치인 진리(眞理)는 아니다. 당시엔 굳건한 절대 진리로 여겨지던 에테르, 임페투스, 플로지스톤 이론 등은 다 폐기되었다. 상대성 이론, 양자 이론 등 이 세상 모든 과학 이론들도 언젠가 어떤 웬 신박한 이론에 의해 패러다임 시프트될지 모른다. 과연 진리에 100% 딱 맞는 이론이 나올 수 있을까? 완전한 진리나 완벽한 진실(truth)은 사람 몫이 아닐 듯하다. 인간은 그저 현실(reality) 속 사실(fact)만 좀 알 뿐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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