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가스라이팅으로 남자친구를 정신적으로 지배한 뒤 둔기 등으로 가학적 행위를 일삼다 살인에까지 이른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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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고등법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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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오현규 부장판사)는 살인·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여·26)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5년을 판결했다. 1심에서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을 보면 부산지역 대학에 다니던 A 씨는 학내 단과대 야구 동아리 모임에서 피해자 B(당시 25세) 씨를 만나 2020년 5월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그 해 6월부터는 A 씨의 오피스텔에서 동거했다.
A 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살며 야구방망이나 가위 등 위험한 물건으로 그를 수시로 가해했다. 이 때문에 B 씨는 피부가 찢어지는 등 크게 다쳤다. 구타 탓에 정상적인 거동이 어려워진 B 씨는 2020년 11월 10일 밤 11시께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 배설물을 바닥에 흘리게 됐다. 화가 난 A 씨는 철제 둔기로 그의 머리 등을 내려쳤고, B 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A 씨는 B 씨가 평소 피학적 성행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의 폭력은 용인돼왔다는 것이다. 또 B 씨 몸의 상처는 대부분 자해에 의해 생겨난 것이며, 살해 당시에도 고의는 없었다고 변론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 씨가 B 씨를 정신적으로 종속시켰다고 봤다. B 씨가 A 씨 몰래 자신의 상처를 이메일에 기록하거나, 휴대전화 메모장에 A 씨에게 극도로 굴종적인 자세와 행동을 보일 것을 스스로 다짐하는 내용을 적는 등 가스라이팅을 한 정황이 다수 발견된 탓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가 자신이 요구한 것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피해자와 헤어지고 피고인의 전 남자친구에게 돌아간다고 압박, 이를 두려워한 피해자가 사소한 요구도 만족할 정도로 들어주고 거스르지 않으려 했다”고 판시했다.
또 B 씨의 야구 동아리 지인 등은 그가 피학적 취향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으나 A 씨를 만난 이후부터 주변 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A 씨만 떠받들며 성격이 변했다고 진술했다. B 씨는 야구 동아리의 투수와 감독을 맡을 만큼 건강했으나 부검 당시 키 175㎝에 몸무게는 55㎏에 불과했다.
피고인과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쌍방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B 씨를 살해할 목적이나 의도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살인죄와 특수상해죄를 경합범으로 본 원심의 판단에 오인이 있다고 보고 징역 15년으로 감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