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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50> 한국원자력산업연구조합 이우방 이사장

韓 원자력산업 산증인 “원전 허가갱신 20년 주기 검토를”

  •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이사
  •  |   입력 : 2022-06-19 19:13:28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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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 고리1호 직원으로 시작
- 한빛·신한울 건설 등 함께하며
- 100% 기술자립 국산화 힘보태
- 2009년 UAE 수출계약 쾌거도

- 탈원전 다양한 외부여건 따져야
- 국내시설 안전 세계 최고 자부
- 핵폐기물 줄일 방안 찾기 나서야

우리나라는 1978년 고리 1호기(58만7000㎾)가 상업용 전기를 생산하며 원전 보유국이 됐다. 1982년 핵연료 제조회사(KNF)를 설립, 원전연료 생산기술 국산화를 추진했다. 1983년 월성 1호기와 고리 2호기가 가동되면서 본격적인 원자력발전 시대가 열렸다.

이우방 (사)한국원자력산업기술연구조합 이사장이 국제신문과 인터뷰하기 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고리 3, 4호기부터 기존 일괄발주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자 주도로 전환됐다. 한국전력이 주도하고 미국 벡텔사와 국내 건설사 및 엔지니어링 회사가 참여했다. 한빛 1, 2호기와 한울 1, 2호기가 1980년대 후반 완공됐다. 이때부터 기술 자립을 위한 노력이 본격화됐다. 한빛 3, 4호기 완공으로 기술 자립률 95%를 달성했다. 1995년 연구용 원자로(하나로)를 우리 손으로 만들었고 원전 설계를 위한 기술과 인력을 완전히 산업체에 이관했다.

이후 신한울 1, 2호에서 100% 기술 자립을 완료했다.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가 발주한 원전 4기 건설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원자력 선진국과 치열한 경쟁 끝에 2009년 12월 마침내 첫 원전 수출의 길을 열었다. 1956년 문교부 원자력과를 만들어 원자력 관련 정책 입안을 시작한 지 52년 만이다. 미국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에 이은 세계 5번째 원전 수출국이다. 연구용 원자로도 2010년 12월 처음으로 요르단에 수출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일체형 원자로 SMART는 1997년 개발에 착수해 2012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 인가를 취득했다.

경남 산청 출신의 이우방(71) 박사는 반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한국원자력산업 태동기에서 국산화에 성공하고 수출에 이르기까지 현장을 지켜온 산증인이다. 그는 1977년 한국전력에서 고리 1호기 시운전 직원으로 시작했다. 한수원㈜ 기계부장, 계측제어부장, 설계총괄부장을 거쳐 상임이사로 건설본부장, 발전본부장으로 일했다. 경남 양산 현장에서 20년, 서울 본사에서 15년을 보내고 2011년 부경대 초빙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2016년부터 ㈔한국원자력산업연구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박사를 지난달 25일 경기 성남시 판교이노베이션랩에서 만났다.

-원자력발전소 설계 및 운영 국산화는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궈낸 쾌거다.

▶1956년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도입을 결정했다. 이어 1958년 원자력법이 발효되고 그 이듬해 원자력연구소가 출범했다. 전문 인력과 설비·시설은 전무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이동 실험실을 빌려오고 전문가를 초청해 인력 양성부터 시작했다. 1954년부터 10년간 237명의 국비유학생을 선발해 IAEA 미국 영국 캐나다의 원자력연구소 훈련센터에 보냈다. 원자력공학과가 한양대(1958년)와 서울대(1959년)에 개설됐다. 1962년 국내 최초로 연구로 1호기가 가동됐다. 원전사업 초기에는 철근과 용접봉까지 수입해 썼다. 모래와 자갈, 목재 외에 사용할 국산 자재는 없었다. 1990년대에 국산화를 완성하고 2000년 말 수출에 성공했다. UAE 바라카 원전의 경우 우리나라와 다른 보안환경, 사막의 열사와 모래폭풍으로 매우 열악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기술력과 사업 관리능력이 탁월한 우리는 가격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경쟁국보다 월등히 우위였다. 2012년 7월 착공해 1, 2호기가 2022년 3월 4일 상업 운전을 개시했다. 마지막 4호기는 핵연료 없이 시행하는 고온 기능시험을 올해 시작한다.

-국내 원자력 산업의 첫 가동부터 완전 국산화를 이루기까지 현장을 지켰다.

▶부산공전(5년제)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한국전력에 대졸 수준 직원으로 입사했다. 뒤이어 서울 공릉동 원자력연구소(현 한국전력 인재개발원)에서 원자력 전 분야 기초교육을 이수했다.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현장 교육을 받은 뒤 신경망을 담당하는 계측제어부서에서 일했다. 원전 정비 건설 엔지니어링 안전관리 모든 분야를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원전이 조선해양 석유화학 우주항공 화력발전 신재생에너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다. 신고리 1, 2호기 이후 원전 전부와 UAE 수출 원전에까지 내 손길과 땀방울이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다.

-지난 정부에서 탈 원전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이승만 정부는 장기적 전망을 보고 원자력 도입을 시작했다.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정부는 원자력 기술 독립과 함께 상업화와 진흥정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산업으로 발전했다. 김대중 정권 초기 잠시 원자력에 관한 부정적 시각이 있었다. 그러나 한울 3, 4호기(울진 3, 4호기) 준공을 전후해 원전 육성으로 돌아섰다.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신고리 1, 2호기와 신고리 3, 4호기를 추진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 원전정책은 우리나라의 지리적 여건, 주변국과의 환경 여건에 대한 판단과 에너지 기본계획과 전원수급 기본계획을 개정하는 행정 프로세스 없이 비정상적으로 무리하게 추진됐다.

-원자력산업의 바람직한 방향은 뭔가.

▶먼저 우리나라의 자연환경, 인구밀도, 주변국과 관계, 사회적 환경을 고려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여전히 우리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나 안보 상황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추세가 이산화탄소 감소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 에너지 사용과 투자가 제한되고 있다. 우리 원자력산업은 우수한 인재, 잘 갖춰진 생산 인프라, 경험 많은 정부·산업체·연구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시작된 수출 경험을 잘 살려야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건설 중인 원전을 적기에 준공하는 일은 당장의 과제다. 원전 계속 운전(허가 갱신)을 선진국처럼 20년 주기로 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사용 후 연료를 발전소 부지 내 중간 저장(60~100년)하고 연료의 폐기물을 줄이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폐기물 양과 보관 연한을 대폭 줄이면 원자력 폐기물을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을 수 있다. 소형 모듈 원전의 사업 적용을 위한 조속한 개발은 민간 기업에 맡기면 된다.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 안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외 경험을 반영하고 원자력 운영 전문가에 의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항상 최신으로 해야 한다. 4차 산업을 기반으로 예측 가능한 정보 공유와 원전 주민, 환경 단체와도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원자력 발전소를 이용한 수소 생산도 적극 추진해 전기가 남을 때 수소를 생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원자력은 질 좋고 경제적인 전력을 생산·공급한다. 안전성 면에서도 다른 에너지 생산에 비해 높다.

-한국전쟁 중 지리산 입구 마을에서 태어났다.

▶1951년 20번 국도 옆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안 사정으로 3년간 농사를 지어야 했다. 인내심을 기를 수 있었다. 내게는 농사 일을 한 그 시절 배운 것이 평생 창의성을 키우는 근간이 된 것 같다. 진주로, 다시 부산으로 이사했다. 산청과 진주에는 친척이 살고 있다. 성묘하러 모인다. 부모님은 딸 셋과 아들 여덟 모두 11남매를 두셨다. 큰형은 원양어선을 오래 탔다. 부경대를 졸업한 형제가 모두 3명이다.

-부울경이 함께 발전하기 위한 원자력 산업 활용방안이 있을 것 같다.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이사
▶부울경은 국내 원자력에너지 첫 생산지다. 이에 기반한 에너지 융·복합단지는 에너지 의학 화공 조선 해양이 어우러진 기술 개발과 데이터 기반 기술, 생명공학,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메타버스를 적용한 4차 산업 선도에 유리한 입지를 갖췄다. 원자력 관련 연구소, 발전소 건설 운영, 대학교, 기자재 제작회사 등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현직 및 퇴직 인력과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경험 인력의 참여를 높이고 젊은 인재에게 기술과 경험을 전수해 미래인력 양성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원자력 기자재는 해양조선 석유화학에서도 많이 쓰인다. 원전의 경우 매우 높은 안전성을 요구한다. 당연히 품질관리 안전문화 수준이 높아 지역 내 관련 산업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 글로벌 스탠더드 지향, 연구개발 분야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장군 동남권 의과학단지 역시 원자력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부울경 첨단 의료서비스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우방 박사는

▷1951년 경남 산청 출생 ▷학력 : 경남 산청 생비량초 진주중 부산공업고등전문학교(5년제) 기계공학과 졸업, 동아대 기계공학과 학사, 부산대 산업대학원 조선공학 석사, 부경대 지능기계 박사 ▷경력 : 한국전력공사 고리원자력본부 발전소, 고리원전 기계부장·계측제어부장, 원자력건설처 설계총괄부장, ERP추진단 실장, 방사성폐기물사업본부 사업전략처장, 발전본부 정비기획처장, 한수원 사업본부장, 건설본부 상임이사, 비상경영상황실장 겸직, 발전본부장 겸직, 부경대 초빙교수, ㈜한빛파워 대표, ㈔한국산업자산관리협회장, ㈔한국원자력산업연구조합 이사장(2016~), 부산 울산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활성추진단 위원 ▷저서 : ‘원자력공학개론’(공저, 도서출판 고려동, 2013) ▷수상 :1987 한전인상, 상공부장관상, 은탑산업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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