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취임을 앞둔 지방자치단체장과 현 단체장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과 인수위원회가 시 각 실·국을 상대로 업무보고를 받는 가운데 향후 있을 시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에 기관장들을 제외시켰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송철호 현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들이 대부분인 만큼 이들을 제외하기 위한 조처로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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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이 최근 한 건설공사 현장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고 질문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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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시 산하 공공기관들은 지난주 시로부터 ‘오는 27일과 28일로 예정된 인수위 업무보고에 기관장 대신 선임실장이 참석하라’는 통보를 구두로 받았다. 공공기관장들은 “왜 참석하지 말라는 건지 명확한 이유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기관장은 “우리를 ‘송철호 사람들’로 분류해 공식 업무에서 배제한 건 아닌지 의심된다. 이쯤 되면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 중이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 기관장도 “대놓고 물러나란 말은 못하지만 알아서 판단하란 뜻 아니겠느냐”며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당선인과 대면해 분위기를 보려고 했는데 오지 말라고 하니 고민이 깊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시 산하 공공기관인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은 모두 13개. 이 중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기관장은 9명이다. 대부분 송 시장이 임명한 사람들이다. 특히, 이들 중엔 4년 전 송 시장의 인수위(시민소통위원회)에 몸담았던 인사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김 당선인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공공기관장들이 배제된 것을 두고 우회적인 자진 사퇴 압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공공기관 직원들은 이런 상황이 곤혹스럽다. 한 공공기관 직원은 “임명권자인 시장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이런 상황이 힘들고 불편하다. 우회적인 압박으로 느껴지는 데도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 기관장이 버티면 불편한 동거가 될 게 뻔하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인수위 측 관계자는 “섣부른 예단이나 해석은 금물이다”며 “업무보고 과정에서 질타나 지적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기관장이 아닌 선임실장을 참석하도록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선 8기 출범을 앞둔 해운대구는 승진 인사를 놓고 홍순헌 현 구청장과 김성수 당선인 간 대결 양상을 빚고 있다.
취재를 종합하면 해운대구는 지난 20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4급(국장) 1명, 5급(과장) 4명의 승진 인사를 의결했다. 홍 구청장은 임기 내 필요한 인사를 진행한 것이란 입장이지만, 김 당선인은 절차나 상식에 맞지 않는 인사라며 반발했다.
지방선거 이후 인사는 새 구청장이 부임한 뒤 진행하거나 현 구청장이 당선인과 협의를 거쳐 진행한다. 신구 권력 사이의 불가피한 마찰을 줄이기 위해 행정안전부는 전국 지자체에 관련 지침을 내렸다. 이 지침을 보면 불출마하거나 낙선한 단체장이 잔여 임기 동안 직원 인사를 단행해 당선인 측과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키지 않도록 유의하고, 부득이 직원 인사가 필요할 때 당선인 측과 협의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돼 있다.
홍 구청장은 행정지원국장을 보내 당선인 측과 사전 조율을 진행했고 남은 인사도 조율해 나갈 것이고 밝혔다. 그는 “내가 당선인 시절 때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전임자가 인사를 진행했다”며 “내 사람 챙기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당선인은 “국장을 보냈지만, 국장과 무슨 인사를 논의하겠느냐. 이를 조율로 볼 수는 없다”며 “행정안전부 인사 지침에도 맞지 않다. 홍 구청장이 다시 인사위원회를 열어 번복해야 한다”고 맞섰다.
임기 만료를 앞둔 구청장을 두고 비판과 옹호하는 글이 내부망에 오른 구도 있다. 부산 모 공무원노동조합 지부 게시판에는 현 구청장과 인수위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와 직원 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