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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70> 변이와 변화 ; 인류의 앞날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2-06-27 19:00:21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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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모 공영방송국에서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다섯 개의 열쇠란 연속 프로그램을 방송했었다. 그 다섯 개는 디지털 신소재 종자 돌연변이 태양이었다. 엄선한 다섯 개였을 것이다. 앞으로 이 다섯 개에 의해 인류의 삶이 변화할 것이라는 주제였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돌연변이였다. 나머지 네 개는 인간의 노력에 의하지만 돌연변이는 인간의 인위적 통제영역을 벗어난다.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돌연변이가 인류의 내일을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돌연변이가 뭐길래?

암과 당뇨에 걸리지 않는 에콰도르 소인 돌연한 변이에 의해 생길지 모를 인류의 변화
돌연 갑자기 다른 것으로 바뀌는 것이 돌연변이(突然變異)다. 어떤 생명체가 돌연히 지금까지와 달리 변하는 것이다. 원래 인류는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가졌었다. 그런데 돌연히 노랑머리와 푸른 눈동자를 지닌 사람이 태어났다. 돌연변이다. 그들은 이성적 매력이 더 있었다. 그리하여 이성으로부터 더 많은 구애를 받았다. 노랑머리와 푸른 눈동자를 가진 후손이 이어졌다. 결국 금발(blonde hair)과 벽안(blue eyes)은 돌연변이의 결과였다. 남방 원숭이였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머리가 좋은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이 되고 나중에 더 머리가 좋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된 것도 돌연변이의 결과였다. 그렇다고 영화 ‘엑스맨’처럼 초능력 돌연변이 인간이 나오지는 않을 거다. 다만 앞으로도 돌연변이에 따라 지금과 다른 인류가 지배적 종이 될지 모른다.

남미의 에콰도르에 키가 1m가 안 되는 소인이 산다. 성인의 키는 1.5m 이상이 정상이다. 소인은 돌연변이다. 왜소증(矮小症)을 가진 비정상인이다. 그런데 이 소인은 암과 당뇨병에 걸리지 않는단다. 이 병에 걸려 자연 도태되는 현대인이 많아지고 치명적 병에 걸리지 않는 소인이 더 많아진다면? 언젠가 1m 이하의 키를 가진 사람이 정상이 될지 모른다. ‘제3의 인류’라는 소설에선 앞으로 인류는 키가 17cm다. 내 키의 1/10인 이들은 방사선과 전염병에 강한 소형 인류다.

점진적 중간단계 없이 전혀 새롭게 변형되는(mutating) 돌연변이(mutation)는 어찌 일어날까? 세포핵에 있는 염색체인 DNA(Deoxyribo Nucleic Acid) 유전자의 조화(造化)다. 물질과 다른 생명의 특성들 중 하나인 유전(遺傳)은 유전자에 의해 좌우된다. 유전자는 네 개 염기로 이루어져 있다. 아네닌-티민, 구아닌-시토신이 짝이 되어 이중나선 구조를 이룬다. 이 구조에 따라 식물이 될지 동물이 될지, 어떤 형태의 생명체가 될지 결정된다. 사람이라면 검정이나 노랑머리가 될지, 검정이나 푸른 눈동자가 될지, 키가 클지 작을지 결정된다. 23쌍으로 된 인간의 유전자가 돌연히 변이되면 생명체 변화가 일어난다. 변이에 의한 변화가 삶에 더 자연스레 선택되어 적응된다면? 그 변이에 따른 생명체의 변화는 비정상이 아니라 주류가 된다. 인간이 유전자를 조작-편집할 수 있어도 돌연변이는 어쩔 수 없다. 그러니 돌연변이는 인류의 변화를 좌우할 결정적 단서다. 먼 훗날 인류가 생존한다면 돌연변이에 따라 지금과 같은 모습의 인류는 아닐 게다. 사람의 삶이 늘 똑같을 수 없다. 그야말로 인생무상(人生無常), 말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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