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치 없던 안전계장 징역형 등
- 검찰, 4명에 벌금형 이상 의견
2020년 여름 부산에 내린 폭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시민 3명이 수중에서 목숨을 잃은 ‘부산 초량지하차도 참사’(국제신문 2020년 7월 27일 자 1면 등 보도)를 두고 검찰이 관계 공무원 다수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김병진 판사는 18일 초량지하차도 참사 사건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부산 동구 A 전 부구청장에게 금고 3년을, 동구 B 전 안전총괄계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하는 등 대부분 공무원에게 금고형 이상의 실형이 내려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허위공문서 작성과 공전자기록 위작 등 비교적 가벼운 혐의를 받는 2명에겐 200만 원의 벌금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초량지하차도 참사를 두고 “정말 단 하나의 조치도 이루어진 게 없다”며 재난 대응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B 계장은 2020년 7월 23일 재난 대응 업무를 수행하면서 CCTV 모니터링 요원을 배치하지 않았고, 초량지하차도가 침수됐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등 당시 상황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 지하차도가 침수 중인 가운데서도 그는 경찰에 교통 통제 협조를 요청하는 등 필요한 조처를 수행하지도 않았다. A 부구청장은 지인과의 식사를 이유로 “비상 근무 잘 하라”는 통상적인 지시만 전한 채 매뉴얼상 조처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 그는 참사 당시 상황에 대해 “부하 직원으로부터 보고받지 못해 몰랐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검찰은 부산시 기전계 직원들에 대해 “출입통제 시스템이 진작에 고장난 것을 알았으면서도 수리 등 아무런 조처에 나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전이 고장났는데도 직원을 배치하는 등의 보완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검찰은 “비가 많이 온 것은 자연재난일 수 있지만, 재난에 대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아서 발생한 사고는 명백한 인재다. 남은 가족들은 평생 그 아픔을 묻고 살아가야 된다”며 “이 사건은 단순한 업무상 과실 치사 사건이 아니라, 국가가 그 책무를 방기했을 때 국민이 어떤 피해를 입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안이다.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제2도시라는 부산의 도심 한 가운데 도로에서 국민이 황당하게 익사하게 되는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피고인 대부분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며 유족에게 사죄했다. 다만 ‘매뉴얼은 법이 아니므로 매뉴얼 위반을 법 위반처럼 여기면 안 된다’고 변론하며 일부 무죄를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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