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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이 교수는 대수기하학의 도구를 이용해 조합론의 난제를 풀어 한국인 중 처음으로 필즈상을 수상했다. 국제수학연맹이 수상자 프로필로 촬영한 허 교수 모습. 국제수학연맹 제공 |
박수와 함께 이어지는 허 교수를 소개하는 비디오 클립은 이렇게 시작됐다.
“…수학에서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의 경계는 명확하다. 우리는 두뇌가 비밀스럽게 작동하는 미스터리한 영역을 겨우 볼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어떤 것에 대하여 충분히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이해의 장벽을 넘을 수 있다. …동료들의 영향이 없었다면 지금까지의 나의 업적은 불가능했다. 매우 훌륭한 사람들의 거대한 네트워크 일원으로 인해 내가 수학자가 되기 전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자유를 나에게 주었다. 언젠가 매우 좋은 날에 나는 아주 오래되고 복잡한 구조의 작고 단순한 존재였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미스터리한 모습으로 우리들은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성으로 성장한다.”
허 교수의 차분한 목소리에서 그의 겸손한 품성, 아버지·남편으로서의 자상함, 수학자로서의 유연하고 강직함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재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학 수학연구소 소장인 김민형 교수는 올해 필즈상 수상자 4명의 업적을 살펴보면 허 교수의 결과가 가장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평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정수론의 중요한 분야인 산술기하학(Arithematic Geometry)의 세계적인 대가다.
이스라엘 헤브루대학 길 칼라이 교수(Prof. Gil Kalai)의 허 교수 업적을 소개하는 강연이 이어졌다. 리드 추측으로 시작해 10개가 넘는 조합론(Combinatorics)의 추측을 대수기하적(Algebraic Geometric) 이론을 이용해 해결했다는 놀라운 업적에 관한 흥미진진한 소개가 이어졌다.
여기서 잠깐. 리드 추측에 관해 얘기해 보자. 필자가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 학교에서 여러 가지 행사에 동원되거나 국민계몽운동(?)에 어린아이의 손길이 필요했을 때였는지 잘 모르겠다. 학교에서는 산불 조심, 쥐를 잡자, 간첩 조심 등의 다양한 이슈를 소재로 포스터 대회가 자주 열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주로 크레파스로 포스터를 그렸는데 조건이 있었다. 4가지 색만 가지고 그려야 한다는 것.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크레파스 통에는 20가지가 넘는 색깔의 스틱이 있는데 4가지만 쓰라니, 나머지 색은 어떡하나? 그런 등등의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 문제가 바로 4색 문제이고 세계지도의 나라 색을 칠할 때 4가지로 표시하면 국가별 영역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1900년대 항해사 등이 관찰했고 향후에 평면 그래프의 채색 문제로 제안되고 예측됐으며 이후 1970년 후반에서야 해결됐다.
그러니까 그래프의 특성에 따라 이웃하는 꼭짓점의 색을 달리 할 수 있는 최소 색의 수를 그래프의 채색 수(chromatic number)라고 하는데 앞서 말한 모든 평면 그래프에 대해서는 채색 수가 4 이하라는 것이다.
주어진 그래프에서 꼭짓점에 색을 칠할 때 연결된 꼭짓점은 다른 색으로 칠할 수 있는 모든 가짓수를 색의 개수를 변수로 하는 다항식(polynomial)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 채색 다항식(chromatic polynomial)이라고 한다. 이때 채색 다항식의 계수가 커졌다가 감소(unimodular)함을 관찰할 수 있는데 1968년 영국 수학자 로널드 리드 교수가 예측했다. 당시에 조합론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고 한다.
허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여기서 나오는 계수는 대수다양체에서 나오는 기하적으로 기술되는 양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점 선 면과 같은 본질적인 개념에 관한 깊은 관찰과 통찰로 얻어진 결과다. 2006년 필즈상 수상자인 미국 버클리대학 오쿤코프 교수(prof. Okounkov)는 허 교수의 업적에 관한 해설서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허 교수의 업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 같은 현상이 기하적인 대칭과 관계식을 이용하면 다양한 결과를 얻음으로써 조합적 대수기하학(Combinatorial Algebraic Geometry)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볼 수 있다.
■‘수포자’에 관한 팩트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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