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의 마지막 금싸라기땅에 또다시 고층 아파트 건립이 추진돼 논란이 인다. 이곳은 오래 전부터 개발이 추진됐지만, 인근 주민 등의 반발로 여러 차례 사업이 무산됐다.

해무에 둘러싸인 마린시티 일대. 국제신문 DB

부산 해운대구는 부동산 시행사인 비에스디앤시가 지난달 27일 우동 1406-번지 인근 수영만매립지 지구단위계획구역(1만8468.3㎡)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구역은 ‘수영만매립지 상업지역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서’상 C 구역에 해당한다. 지침상 C 구역에는 공동주택 건립이 제한된다. 비에스디앤시는 이곳을 E 구역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E 구역은 숙박시설 건축이 불허되지만, 3층 이상의 공동주택 건립이 가능하다.

비에스디앤시는 또 5638세대로 제한된 마린시티 주거 기능 허용 비율을 999세대 늘어난 6637세대로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지하 7층 지상 64층 규모 3개 동을 짓겠다는 건축계획도 제출했다. 현 지구단위계획상 마린시티에는 공동주택이나 오피스텔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비에스디앤시가 소유한 부지는 과거 한화그룹이 갤러리아 백화점 건립을 추진한 곳이다. 그러나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으로 민간사업자인 비에스디앤시에 땅을 팔았다. 부지를 산 비에스디앤시도 세 차례 개발을 시도했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과 행정기관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일조권과 조망권, 교통·교육환경 등이 침해당할 우려가 있어서다.

2017년에는 75층 3개 동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 건립을 추진했고, 2018년에는 77층 1461가구 규모의 콘도 건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교육환경 절대보호구역이라는 이유 등으로 부산시교육청과 법원이 제동을 걸렸다. 2018년에 또다시 주상복합건물을 짓겠다며 지구단위계획 변경 신청을 냈지만 자진 철회했다.

해운대구는 지난 14일 해운대교육지원청 등 20개 부서 기관에 이에 대한 의견 회신을 요청했다. 구 관계자는 “회신된 의견을 토대로 제안을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