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 산부인과 간호사가 신생아를 내동댕이치다시피 던져 의식불명에 빠트린 이른바 ‘아영이 사건’(국제신문 2019년 11월 13일 자 6면 등 보도)의 피의자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부산의 한산부인과에서 아이의 머리를 다치게 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아영이 사건’ 공판기일에 피해자 아영이와 아영이의 부모가 법정 정인출석에 앞서 아이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22일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상습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간호사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아동학대 등 혐의로 함께 재판받은 간호조무사 B 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아동학대 예방교육 강의 수강과 3년간 관련 기간 취업 제한을 명령받았다. 직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의료법·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은 병원장 C 씨에게는 벌금 3000만 원이 선고됐다. A 씨는 법정 구속됐다.

A 씨는 2019년 10월 5일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부산 동래구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한 손으로 신생아 다리를 잡고 거꾸로 들어 올려 흔드는 등 14명의 신생아를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A 씨는 그달 20일 신생아 정아영 양을 알 수 없는 방법으로 낙상케 해 두개골 골절상 등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다. 정 양은 뇌성마비 등으로 자가호흡이 어려운 상태로, 기대수명이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A 씨는 정 양이 당한 상해가 태생적인 문제거나 출산 과정에서 입은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는 자신보다 앞 시간대에 근무한 다른 간호조무사들에 의해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변론해왔다. 사고 당시 A 씨는 임신한 상태로 3일 연속 밤 근무를 해 스트레스가 컸다고도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왕절개로 태어난 정 양이 출산 과정에서 두개골을 크게 다쳤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또 아영이의 시간대별 활력 징후나 당시를 기록한 CCTV 등을 살펴볼 때 A 씨 이외의 간호조무사에 의해 아영이가 다쳤을 확률은 극히 낮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신생아실의 간호사로서 신생아를 안전하게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의무를 방기한 부분은 본인의 처지가 힘들고 고달프다는 것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며 “생후 6일도 안 된 신생아를 상대로 신체를 학대해 아이와 부모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줬다. A 씨는 자신의 목조차 가누지 못하는 신생아들을 거꾸로 잡고 흔들고, 머리가 뒤로 젖혀져 팔을 버둥거리는데도 한 손으로 든 채 떨구듯 내려놓는 반인륜적이고 반지성적인 학대 행위를 저질렀다. 피해 신생아는 살아 있다는 게 기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위중한 상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재판부는 “아이가 귀해진 상황에서 장래가 어떻게 될지 모를, 동량이 돼야 할 아이에게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데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 뱃속에서부터 교감하던 부모 입장에선 위중한 상태 놓인 자식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마음을 헤아리기도 힘들다. 이 사건이 없었으면 다른 학대 사건이 드러나지 않았을지 몰랐다는 상황도 참담하다”며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있고, 임신한 상태에서 근무하면서 심리적으로 곤란한 상태에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사정이 결코 이 사건 범행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