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관 의지 부족, 적절한 지원 미흡
- 역량 향상 교육·세미나 개최 계획
“노동(자)이사제의 현장 안착이 느린 편인데 실효성 있는 권한과 지위를 갖고 제대로 일하고 싶습니다. 부산시와 산하 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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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진 부산시 공공기관 노동이사협의회 의장이 노동이사제를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부산시 공공기관 노동이사 협의회(부노이협) 김태진(56) 의장은 최근 국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노동이사제 정착 현황과 노동이사 협의회 활동 사항에 대해 밝혔다. 지난 4일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공공기관법)이 시행되면서 정부 산하 130개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이 제도는 노동자가 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안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노동자 대표가 추천하거나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은 비상임이사(노동이사) 1명을 이사회에 둬야 한다. 지방 공공기관은 대상이 아니지만 부산은 2019년 노동 중심 정책 일환으로 만들어진 ‘공공기관 노동자이사제 운영에 관한 조례’로 근거를 마련했다. 현재까지 부산교통공사·도시공사·시설공단 등 8개 기관에서 노동이사가 선임됐다.
부노이협은 걸음마 단계인 노동이사제를 안착시키기 위해 지난 3월 창립했다. 초대 의장인 김 의장은 “갈 길이 멀다”며 “노동자의 경영 참여, 경영의 투명성과 민주성 강화를 위해 노동이사제가 도입됐는데 제도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한 환경이 마련되는 속도가 늦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가 제도 시행 초기 노동이사 필수 도입 기관을 정했지만 여전히 도입하지 않은 곳도 있다. 내부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도입을 꺼리는 기관의 의지 문제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선임된 노동이사들도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 의장은 “노동이사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 직무를 그대로 수행한다. 그래서 인권 경영실 등 적합 직무를 주도록 조례에 명시돼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저 역시 도시철도 전동차 정비 파트에 그대로 소속돼 있다”며 “사무실 제공, 활동을 위한 실비 수당 지급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이사의 지위와 권한을 인정하는 분위기 역시 필요하다. 김 의장은 “각 기관 노동이사들이 고립감을 많이 호소한다. 회의 때는 비상임이사지만 평소에는 직원으로 대우하는 일이 많아 비공식적인 이사 모임에서 배제되거나 인사기록부에 직원으로 명기돼 있는 현실”이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 의장은 “노동이사제가 활성화돼 앞으로 부노이협도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이사 조례가 각 기관 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 정비에 나설 것”이라며 “자리매김한 뒤에는 노동이사의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 세미나를 개최하고 정책 개발과 양성평등 실태 파악 등에도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1990년 부산교통공사에 입사해 1997년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사무처장, 민주노총 공공부문비정규직대칙위 집행위원장, 공공운수노조 연맹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