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속 모습 현실과는 큰 괴리
- 24시간 국가책임제 조속 도입해야
“드라마를 통해 발달장애인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건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비친 ‘우영우’의 모습을 보고 실제 발달장애인의 행동에 대해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
| 도우경 부산장애인부모회장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
부산장애인부모회 도우경(51) 회장은 실제 발달장애인 가운데 우영우 같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중 천재성을 보이는 ‘아스퍼거’나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장애인은 0.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도 회장은 “드라마에서 우영우가 문에 들어가기 전 ‘하나둘셋’을 외치는 상동행동(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행위)을 시청자가 귀엽게 바라보고 이를 유행처럼 따라하는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 발달장애인의 상동행동이 귀엽지만은 않다. 상동행동은 발달장애인이 불안한 상황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기 위한 일종의 루틴인데 이를 모르는 시청자가 단순히 귀엽다는 이유로 상동행동을 따라해 희화화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드라마에선 우영우의 아버지가 김밥집을 운영하며 홀로 딸을 기르는데 이러한 설정이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도 회장은 “현실에서 발달장애인은 24시간 돌봄이 필수적이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자식들이 세제를 마신다거나 갑자기 집을 뛰쳐나가 하루종일 찾으러 다녔다는 부모들의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발달장애인 부모는 잠을 잘 때도 긴장하고 24시간 내내 눈을 떼지 못하고 자식을 바라봐야 한다. 혹여나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이 발달장애 자녀를 기르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오해할지, 이로 인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국가 책임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이 사그라들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도 회장은 그럼에도 드라마가 지역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긍정적으로 봤다. 발달장애인 역시 지역사회에 익숙해진다면 얼마든지 독립해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발달장애인이 시설에서만 생활하다 지역사회로 나오면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상동행동과 돌발행동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모습이 비장애인에게는 발달장애인을 분리배제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공존하기 위해선 우리 주변 어디에나 발달장애인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비장애인도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통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높아지고 있지만 발달장애인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정치’는 작동을 멈췄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정권 교체 후 오히려 정책이 후퇴했다’고 입을 모은다. 문재인 정부가 수립한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차기 정부가 시행하길 원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발달장애인을 위한 정책 마련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 회장은 ‘발달장애인 24시간 국가 책임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수해에서 보듯 발달장애인 가족은 돌봄 문제 뿐만 아니라 빈곤 문제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발달장애인이 생활하기 위해선 가족이 희생해야만 하는 구조가 당연시됐다. 발달장애인 가족 역시 본인들의 삶을 살 수 있도록 국가의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