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가 조사 통한 대책 마련 시급
- 대통령·시장·경찰 입장 밝혀야
- 부족한 생계·의료 지원 강화
- 피해자 위한 기념관 건립 필요"
국가 기관이 형제복지원 사건을 35년 만에 처음으로 ‘국가 폭력에 따른 인권 침해’로 발표하자 피해자들은 그동안의 설움과 함께 환영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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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부산 형제복지원 모습. 국제신문DB |
24일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발표장을 찾았거나 몸이 불편해 자택에 머물었던 형제복지원 피해자는 조사 결과를 반기며 추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서울에 간 최승우(54) 씨는 “정부 기관이 형제복지원 사건이 국가 책임인 것을 인정해 감회가 새롭다. 잘못이 인정된 만큼 윤석열 대통령과 박형준 부산시장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 그래야 3, 4차 조사도 탄력을 받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도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 씨는 국회에서 천막농성으로 과거사법을 통과시킨 주역이다. 최 씨는 중학교 1학년이던 1982년 하굣길에 파출소에 붙잡힌 뒤 형제복지원으로 강제 이송됐다.
최 씨와 함께 발표장을 찾은 한종선(46) 씨는 반가움과 함께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 씨는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를 요구한 부분을 긍정이다. 다만 요약 내용만 보고 모든 걸 판단할 수 없다. 공권력에 당하다 보니 의심병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형제복지원 진상 조사를 해달라는 법을 만드는 것도 10년이 걸렸다. 그 사이에 몸이 불편한 분들은 세상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한 씨는 9살이던 1984년에 동광파출소 직원에 이끌려 3살 많은 누나와 함께 형제복지원에 들어갔다. 그의 누나는 형제복지원 후유증으로 정신병원에 30년간 있다가 최근에야 나왔다.
몸이 불편해 부산 자택에서 결과를 들은 김대우(51) 씨도 취재진에게 반가운 마음을 전달했다. 김 씨는 “국가가 반성해야 한다는 근거가 생겼다. 80% 정도 만족한다. 이전 위원회보다 적극적으로 조사를 잘해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쉬운 20%는 분명히 시설에 감금됐는지 주변 피해자들은 알지만, 자료가 없어서 적용이 안 된 분들이 많다는 거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한 조사가 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이 증거를 확보하는 등 조사를 철저히 하길 바란다. 경찰에선 사과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결과로 경찰의 잘못도 인정된 만큼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이던 1981년부터 시설 입소와 출소를 세 차례나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모두 경찰이 개입했다. 형제복지원 후유증으로 다리 괴사가 진행돼 한쪽 다리는 수술을 받았으나, 아직 반대쪽 다리는 수술을 받지 못한 상태다.
시민단체는 시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를 위한 대책 마련 의지에 의구심을 품었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사무국장은 “박 시장 체제에서 진상규명추진위원회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사업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려는 의지가 필요한데, 조사 기관이 권고한 내용을 제대로 지킬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을 지원할 근거는 마련돼 있다. 시의회는 지난 6월 형제복지원 피해자를 지원할 수 있는 조례안을 개정했다. 사건 피해자 의료 및 생활 안정 지원을 비롯해 명예 회복을 위한 추념 사업이 추가됐다. 김 사무국장은 “생계·의료 지원이 일부 마련되긴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 권고안이 마련된 만큼 추가 개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가가 가해했으니 마땅히 피해자를 위한 기념관도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