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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새 비대위 구성키로...긴급의총서 5시간 마라톤 격론

법원 가처분 인용에 지도체제 토론

당헌당규 정비한 뒤 구성키로 가닥

하태경"법원 국민과 싸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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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한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새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결론을 냈다. 이는 주말 긴급의총서 지도체제를 놓고 5시간 마라톤 격론 끝에 나온 것이다.

시작부터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의총에는 전체 소속 의원 115명 가운데 90명 이상이 참석했고, 이 중 40명 안팎이 발언대에 서서 견해를 밝혔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도체제를 두고 비대위 체제 유지를 전제로 할 것인지, 아니면 최고위 체제로 돌아갈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며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직무대행을 권성동 원내대표가 맡을 것인지 아니면 새 원내대표를 뽑아 직무대행을 맡길 것인지도 쟁점으로 부상했다.

국민의힘은 당헌·당규를 정비한 뒤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권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선 사태 수습 뒤 의총을 다시 소집해 논의하는 쪽으로 결론을 미뤘다.

이날 주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비대위 체제는 유효하다’는 전제 아래 본안 판결 등 전까지 ‘원내대표에 의한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에 무게를 실어 설명했다.

당 법률지원단장인 유상범 의원은 “비대위 발족이 유효한 상황이므로 최고위 체제로는 가기 힘들다”며 “이 비대위 체제는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비대위 현 체제는 유효하다는 전제 하에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 역시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을 대행할 사람의 규정이 전혀 없다”면서 “결정문의 취지는 최고위로 돌아가라인데, 우리 당의 결정으로 최고위는 해체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날 의총에서 최고위 체제로의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당헌·당규를 정비해 ‘새 비대위’ 지도부를 구성하는 결론을 내리기까지 의원들 사이 치열한 마라톤 토론이 이어졌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은 현 비대위 체제 무효화를 주장하며 기존 최고위를 복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김웅 의원은 “설렁탕을 시켰다가 취소했는데 공기밥과 깍두기는 취소 안 했다고 주장하는 격”이라며 “비대위가 그대로 간다면 우리는 위헌정당이 될 것”이라며 한때 울먹이기까지 했다. 하태경 의원도 “우리가 법원과 싸울 것인가”라면서 “여기에서 싸움을 한다면 우리는 (법치 존중을 강조하는) 보수의 DNA와 싸우는 것”이라며 법원 결정을 존중해 현 비대위 체제를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의원은 권성동 원내대표로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꾸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반면에, 하 의원은 최고위에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 뒤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유 의원은 “새로운 비대위 체제로 가면 휘청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설득에 나섰다.

그럼에도 초반 토론은 “민심은 다르다”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비대위를 해체하고 새 지도부를 꾸리거나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가더라도 지도부 교체가 필요하다는 등 ‘변화’에 초점을 맞춘 목소리가 집중적으로 분출됐다.

격론이 계속되면서 의총장에는 저녁 7시께 샌드위치가 식사로 도착했고, 이즈음 주 위원장은 “어제 가처분으로 우리 당이 진짜 비상상황에 처했다”면서 “하루 이틀 논의를 숙성한 뒤 의총을 다시 열어 논의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봉합을 시도했지만, 토론은 이후에도 두 시간 넘게 계속됐다.

이 전 대표에 대한 비난과 성토도 쏟아졌다.

김석기 사무총장은 “이준석 본인이 책임을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이준석은 종기와 같은 존재” “이준석에 속았다” 등 격앙된 발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 제명 요구도 이어졌다.

한편에서는 권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내 이른바 ‘윤핵관’에 대한 책임론도 분출했다.

윤상현 의원은 “권 원내대표가 이 전 대표의 징계를 ‘사고’로 규정하며 직무대행을 자처했다”고 지적한 뒤 “법원의 결정을 인정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아 대통령과 이 전 대표를 화해시켜야 한다”며 “측근·실세는 억울해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당분간 2선 후퇴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태호 의원도 “지도부를 향해 국민과 소통할 자세가 안돼 있다”고 지적한 뒤 “진짜 윤핵관이라면 자리를 내려놓고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며 권 원내대표를 직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형두 의원은 “현 비대위 체제를 그대로 돌파하며 어떤 책임도 피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의견을 피력,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에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권 원내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윤한홍 의원은 “출발은 이 전 대표의 성 접대 의혹에 관한 문제”라며 “다시 윤리위를 열어 이 전 대표를 제명해야 한다. ‘연판장’을 주도했던 의원들도 나와서 한 말씀 하시라”고 언급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권 원내대표에 대해) ‘이런 상황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게 맞다’라는 주장이 있었고, 그런 말씀이 몇분 있었다”면서도 “만약 원내대표가 지금 현재 사퇴하면 새로운 비대위 구성을 추진할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된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의총 직후 권 원내대표는 곧바로 현장을 떠났고, 주 위원장은 “오랜 토론 끝에 그렇게 방향 잡은 것 같다”며 이날 결론을 수긍했다.

반면에 차기 당권주자로서 조기 전대 등을 통해 새 지도부 선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해온 김기현 의원은 의총 후 만난 기자들에게 “답답하다”는 외마디를 남기고 떠났고, 안철수 의원은 “여러가지 다양한 의견들을 얘기하고 경청했다”며 ‘이견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건 나중에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의총장을 나가면서 기자들과 만나 “결의문을 보라”며 말을 아꼈다. 장 의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의총장을 지켰으나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이 정말 걱정이다. 반성과 성찰은 하나도 없다. 법원과 싸우려고 하고 이제 국민과 싸우려 한다”며 “민주주의도 버리고 법치주의도 버리고 국민도 버렸다. 다섯 시간 의총을 열어 토론했는데 결론이 너무 허망하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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