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 관계가 단절되거나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20대를 모아 가출팸(패밀리, 가출인 집단생활)을 꾸린 뒤 전세 사기에 동원한 일당(국제신문 20일 자 2면 등 보도)의 주범이 범행의 동기로 가상화폐 투자 실패와 실적 욕심을 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당이 범행을 저지를 거란 점을 알고도 전세 대출용 건물을 넘긴 시행사 등은 지속해서 수사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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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위 전세 계약서 작성 때 사용된 인감 등. 부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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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은 20일 ‘성인 가출팸’ 전세 사기 사건의 수사 결과와 향후 방침에 관한 브리핑을 열었다. 앞서 경찰은 가출팸을 꾸려 대출 사기를 벌인 혐의(사기 사문서위조 등)로 제2금융권 은행 부장 A(40대)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4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20년 1월부터 약 2년간 전세 계약서를 위조해 가출팸 멤버의 명의로 전세 대출을 받는 등 30여 건의 대출을 통해 5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주범 A 씨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와 실적 욕심을 계기로 범행을 저질렀다. 20년 가까이 은행에서 일한 그는 가상화폐 거래에서 상당한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A 씨는 자신의 실적을 높이고 싶어 했다. 실제로 일당이 건물을 담보로 대출한 건의 약 20%는 A 씨가 일하는 기관에서 승인이 났다. 그는 경찰에 “전국에서 대출 실적 1위도 해봤다. 그런 경험이 있어 실적 욕심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범행을 기획한 건 성인 가출팸을 직접 관리한 B 씨와 건물 수배책 C 씨다. 교도소 동기인 이들은 복역 중 서로를 알게 됐고, 이번 사건에 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범행을 위해 금융기관을 포섭해야 했던 두 사람은 또 다른 주범인 D 씨를 통해 A 씨와 만나게 됐다. A 씨와 D 씨는 범행 이전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D 씨를 가교로 접점이 이어진 이후에는 A 씨가 범행을 주도했다.
주범 수사를 마무리한 경찰은 이들에게 미분양 건물을 넘긴 소규모 시행사와 알선 역할을 한 공인중개사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들은 건물이 범행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건물을 일당에게 전달했다고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일부 시행사·공인중개사에 대해서는 이미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