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기초의회 절반이 올해 제정한 ‘의회 공무원 복무 조례’에 위법 소지가 있는 과거 조항을 베껴 써 논란이 인다. 전문가는 조례의 본래 취지에 걸맞게 자치단체가 각자 필요한 내용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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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광역시 시의회 건물.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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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8개 구·군의회가 올해 제정한 ‘지방의회 공무원 복무 조례’ 중 제8조 일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조를 보면 ‘화목하고 명랑한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검소하게 생활하고 모범적인 가정을 만들어야 한다’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중 ‘모범적인 가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은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는 데다 나머지 내용을 두고도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구의회 공무원 A(40대) 씨는 “시대가 많이 바뀌었는데도 직원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조례 내용에 의아하다. 특히 20대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지방의회 복무 조례는 지방의회 인사권이 의장에게 넘어가는 과정에서 지난 1월 제정됐다. ▷구의원 대표 발의 ▷규제 심의 ▷입법 예고 등 입법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나, 문제의 내용은 걸러지지 않았다.
기장군을 비롯한 사하·영도·강서·동래·남·수영·북구 등 8개 기초의회는 과거 집행부 조례나 행안부 표준조례안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그러나 시의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표준조례안에는 근검·절약 부분이 빠졌다. 시를 비롯한 10개 구·군 집행부도 내용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문구를 삭제했다. 기초의회 2곳(고성·창녕군의회)을 제외한 울산의회와 경남의회는 문구를 넣지 않았다.
수영·사하·북구의회는 집행부 조례 내용이 삭제된 상태라 행안부의 과거 표준조례안을 참고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를 인식하고 개정의 움직임을 보이는 곳도 있다. 사하구의회 유영현 의원은 “공무원으로서 기본적인 윤리는 필요하겠지만, 내용상 권위주의적인 느낌이 강하다. 조례로 처벌이나 징계를 할 수는 없겠지만, 당사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개인이 다양성을 존중받도록 조례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자치법규의 취지를 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최우용 교수는 “모범적인 가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구는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면서 “다른 조례는 참고만 하고 각 기초단체에 맞는 조례안을 만들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