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향-맛 순서 제대로 알고 마셔야
- 자신의 느낌대로 고르면 좋은 와인
고급 주류의 대명사였던 와인이 어느덧 동네 곳곳에 있는 와인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을 만큼 대중 주류로 바뀌어가고 있다. 2만~3만 원 대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은 많아졌지만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등 다양한 종류 탓에 여전히 와인의 벽은 높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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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책임교수가 와인을 즐기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류민수 프리랜서 |
지난 5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아카데미 19기 17주 차 강연에서 부산가톨릭대 최태호(유통마케팅학과) 책임교수가 ‘와인과 삶’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와인이 사람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와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온도에서 보관하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사람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사람 사이에서 감정 온도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감정 온도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와인은 사람처럼 섞이는 게 중요하다. 최 교수는 “와인에서 중요한 건 서로 다른 포도 품종을 섞는 블랜딩이다. 포도 품종마다 가진 맛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가장 좋은 맛을 찾기 위해 여러가지 포도를 섞어 최고의 맛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인간 간 관계에서도 나와 상대방이 다름을 인정하고 섞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욕망’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세태에 안타까워했다. 와인 애호가인 티에리 타옹의 말을 빌어 “욕망은 세밀하게 대상을 고르고 나를 만족시킬 대상을 까다롭게 찾아내는 긍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와인은 욕망”이라고 정의했다. ‘욕망’은 스스로 진지한 쾌락을 찾는다는 점에서 수동적으로 우리의 몸이 요구하는 대로 따르는 ‘필요’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와인은 마시는 행위(Drinking)가 아니라 음미 행위(Tasting)에 가깝다. 그는 “다른 술은 우리 몸이 알코올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마시는 행위에 가깝다면, 와인은 내가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계획과 의도를 가지고 면밀히 이루어지는 음미 행위”라고 정의했다.
강의 말미에 그는 와인 입문자를 위해 와인을 알기 위해선 색-향-맛 순으로 제대로 알고 마실 것을 권했다. 많은 사람이 흔히 와인을 잔에 담은 후 스월링(와인을 공기에 닿게 하기 위해 잔을 돌리는 행위)하는데 최 교수는 이보다 중요한 건 와인을 따른 후 색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와인의 색깔에는 여러 정보가 있다. 최근에 만든 와인이 보랏빛이라면 오래될수록 진한 강도가 옅어진다”고 설명했다. 향은 와인의 모든 복잡함과 풍요로움이 드러나는 단계로 가장 복잡한 단계이기도 하다. 그는 “향의 상태, 강도를 파악하고 아로마 향기를 찾아야 해 흥미롭지만 가장 오래 걸리는 단계”라고 말했다. 마지막 단계인 맛은 “맛이 아닌 다른 감각을 자극해 느낌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다 거쳐야 비로소 와인을 음미한 셈이다.
그는 좋은 와인을 고르는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목소리와 눈빛만으로 그 사람을 알 수 있듯 와인도 자신이 좋아하는 느낌이 있을 때 가장 맛있고 좋은 와인”이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최 교수는 유럽 와인 전문 수입사인 아베크와인 대표이자 와인 웹 매거진 ‘더 센트’의 발행인이다. 매년 유럽에서 개최되는 국제 와인 품평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 와인의 대중화를 위해 국제신문에 와인 칼럼을 4년째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