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86> 광합성과 열합성 : 고세균 생존방식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2-10-17 19:04:47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쓰레기들이 흩어져 있다면 쓸어 모아야 한다. 쓸어 모으려면 내 몸의 운동 에너지를 써야 한다. 기적은 없다. 하늘이 두 쪽 나도 쓰레기들이 그냥 모이지 않는다. 청소기를 쓴다면 전기 에너지를 써야 한다. 흩어진 것을 모으려면 반드시 에너지를 써야 한다. 자연의 당연한 법칙이다.

광합성과 다른 열합성으로 고세균이 사는 곳.
마찬가지로 에너지를 써서 흩어진 탄소 수소 산소들을 모아 생명의 바탕이 되는 조직적 유기물을 만드니 광합성이다. 햇빛 광(光)으로 포도당을 합성하는 광합성은 자연이 이룩한 최고의 위대한 발명품이다. 생명의 기초 유기물인 포도당이 없으면 과실도 곡식도 채소도 없다.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도 없으니 고기도 없다. 식물이 공기 속 이산화탄소를 흡입하고 땅속에서 물을 흡수하여 포도당을 만드는 광합성 반응식은 자연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애써 외워 둘 만하다. 6CO₂ + 12H₂O + 햇빛 에너지 → C6H12O6+ 6O₂ + 6H₂O. 식물이 물과 이산화탄소를 엽록체 안으로 그냥 모은다고 포도당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반드시 빛 에너지를 써야 한다. 결국 포도당 안에는 빛 에너지가 들어 있다. 우리가 밥을 먹으면 탄수화물이 단당류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세포호흡을 통해 포도당에 들어 있던 빛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빠져나온다. 모든 동물이 움직이는 비결이다. 세포호흡 반응식은 따로 외우지 않아도 된다. 광합성 반응식을 반전시키면 된다. C6H12O6 + 6O₂ + 6H₂O → 6CO₂ + 12H₂O + 운동 에너지. 광합성과 세포호흡을 통해 C H O 원자가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식물의 먹이인 이산화탄소와 동물의 먹이인 산소가 교대로 순환한다. 이토록 절묘오묘한 생명의 순환은 식물의 광합성에서 비롯되었다.

이 대목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게 있다. 지구 생명체는 모두 다 태양 에너지에 의존하며 살까? ‘모두 다’가 아니라 ‘거의 다’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실제로 햇빛이 없는 심해 열수구에서 광합성과 다른 방법으로 살아가는 생명체가 발견되었다. 열수구(熱水口)란 깊은 바닷속 땅바닥 갈라진 틈으로 마그마에 의해 뜨거운 바닷물이 분출되는 곳이다. 거기서 살아가니 열합성 생명체라 해도 될 듯싶다. 펄펄 끓는 열 에너지를 받고 나름의 화학합성을 하며 살아가는 독립영양 미(微)생물들이 아닐까? 바이러스처럼 미(未)생물이 아니라 원핵세포 안에 유전자를 지닌 영락없는 생명체다. 고세균은 일산화탄소와 물로 수소를 발생시킨다. 비태양 수소 에너지원으로 연구 중인 이유다. 세균(Bacteria)과 구별하려고 오래된 고균(Archaea)이라고도 부르지만 현존하는 생명체다.

고(古)세균은 생명체 분류의 가장 큰 틀인 역(domain)에서 세균, 진핵생물과 함께 하나의 영역을 이루며 맨 윗자리를 당당히 차지하는 무시 못 할 생명체다. 그런데도 역-계-문-강-목-과-속-종이라는 생명체 분류 단계에서 가장 아래 한 종(種)에 불과한 호모 사피엔스는 세상을 인간과 인간 주변 생물로 나누는 버릇이 있다. 고세균께서 가장 꼭대기 역(域)에서 가소롭다 하지 않을까? 우주 어딘가 고세균과 같은 극한 조건에서 에너지를 받으며 진화해온 생명체는 정말로 그리 여길 수도 있겠다. 인간 중심에서 벗어나 드넓게 생각하자. 지구 중심 천동설에서 벗어났던 것처럼….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4. 4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5. 5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9. 9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10. 10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1. 1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2. 2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10. 10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3. 3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7. 7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돔 최상층 ‘스카이홀’ 길이 600m 컨벤션 場
  10. 10‘경력 부풀리기’ 의혹 울산교육감 무혐의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