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플라워가 화훼농가를 되살리는 대체 산업이 될 수 있을까. 올해 초 전국 지자체 처음으로 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 근절사업을 추진해온 경남 김해시가 이번에는 드라이플라워 산업화에 시동을 걸었다. 전국적으로 썩지 않는 중국산 플라스틱 조화의 대량 유통이 사회문제화해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27일 오후 김해시청 여직원이 시험 생산중인 드라이플라워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동필 기자

김해시는 지난 26일 홍태용 시장과 영남화훼농협, 대동농협 관계자와 공원묘원 대표 등이 만나 드라이플라워 산업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나섰다고 27일 밝혔다. 김태문 김해시 환경국장은 “전국적으로 공원묘원에 반입되는 중국산 플라스틱 조화는 연간 2000ｔ, 금액으로는 329억 원에 달한다”며 “화훼도시인 우리 시에서 조화를 드라이플라워로 대체하면 환경을 살리고 새 시장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화훼농가도 살리고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는 것이다.

현재 김해시 화훼농가는 250곳으로, 중국산 화훼와 플라스틱 조화 반입이 급증하면서 화훼도시 명성이 퇴색한다. 농가 수는 2012년 470곳 2016년 353곳 등으로 계속 줄고 있다.

이날 참가단체는 연내 산업화를 위한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산업화에 나서기로 했다. 관련 단체들이 기술을 연구하고 전문가로부터 컨설팅을 받는 등으로 준비중이다. 이미 지난 9월 추석 때 영남화훼농협에서 김해시 낙원·영락공원묘원에 드라이플라워 1200묶음을 공급해 완판됐다. 가격도 묶음당 8000원으로, 1만~2만 원의 플라스틱 조화보다 저렴하다. 가격을 더 낮추면 시판량도 더 늘 전망이다. 현재 드라이플라워 생산은 전국적으로 꽃집에서 소량 제작하는 수준으로 대량 생산시설은 없어 상대적으로 여건도 나쁘지 않다. 청소행정과 강문숙 팀장은 “플라스틱 조화를 대신하는 만큼 드라이플라워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퇴비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김해시는 올해 초부터 정부의 탄소제로 운동에 발맞춰 플라스틱 조화 근절에 앞장선다. 지난달에는 지역 공원묘원 앞에서 자연보호협의회 등과 플라스틱 조화 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 썩어 분해되는 생화와 드라이플라워로 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관련 아이디어를 내 정책으로 연결한 김 환경국장은 최근 국회와 세종시 행정안전부 청사 등에서 성공사례 발표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