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88> 씨앗과 씨드 ; 종자와 다른 포자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2-10-31 19:03:14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파리와 플라이(fly)는 별 연관성 없이 우연히 발음이 비슷해진 걸까? 태풍(颱風)과 타이푼(Typhoon)은 연관성 있는 뭔 인연으로 발음이 비슷해진 걸까? 씨앗과 씨드(seed)도 발음이 비슷하다. 우연일까 인연일까? 곰곰이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발음이 너무 비슷하고 인연이라 하기엔 일말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다만 연관성의 실마리를 희미하게나마 찾는다면 어떤 근본이나 원천을 씨(si)로 발음하는 한국인과 서양인의 인간적 공통점이 있었던 듯싶다.

포자식물 포자와 다른 종자식물 종자=씨앗=씨드
대개 곡식이나 과일 채소의 씨를 씨앗이라 부르지만 씨앗도 씨다. 한자로 종자(種子)다. 성(姓)을 뜻하는 씨(氏)도 따지고 보면 인간이 구별 목적으로 이름 지은 개별적 가문의 종자다. 식물의 종자인 씨는 순우리말이다. 식물이 번식하려고 결실 맺은 한 알의 생명체다. 씨를 씨알이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씨알도 안 먹힌다는 말에서 씨알은 말을 씨부리다의 ‘씨’이거나 베틀에서 옷감 짤 때 씨실의 ‘씨’ 아닐까? 말빨이 잘 안 먹히거나 세로줄 날실에 가로줄 씨실이 잘 안 먹힐 때 그런 말을 쓰는 걸지 모른다. 그와 달리 씨앗이자 씨알인 씨(seed)는 생명의 알갱이이거나 덩어리다.

식물이 꽃을 피워 열매 맺으며 키워낸 씨알 한 알 한 알에는 암술의 밑씨가 수술의 꽃가루를 수분(受粉)하여 잉태된 유전자 세트가 들어 있다. 음양의 완벽한 화합이 씨다. 생물학적 표현으로 세포핵 안 염색체 상인 핵상(核相)이 2n이다. 음인 암술로부터 한(1n) 벌, 양인 수술로부터 한(1n) 벌을 받았으니 2n이다. 동물의 난자가 정자를 받아들인 수정란(受精卵)도 2n이다. 아기의 궁(宮)인 자궁 속 수정란으로부터 아기가 자라 태어나듯이 씨의 방(房)인 씨방 속 씨가 퍼져 새싹이 피어난다. 민들레도 마찬가지다. 민들레 씨를 민들레 홀씨라 하는데 틀린 말이다. 유행가 제목에 따라 그냥 관습적으로 그리 말하는 거다. 민들레 씨는 1n의 홀씨가 아니라 2n의 짝씨다. 깃털을 지닌 민들레 씨가 날아가 어딘가 자리잡아 뿌리내리면 씨의 배아에 담긴 음양(2n)의 생명정보대로 민들레가 예쁘게 피어난다.

씨든 씨앗이든 씨알이든 씨드는 겉씨식물과 속씨식물을 포함하는 종자식물의 유전체다. 포자(胞子)식물은 종자(種子)식물과 달리 번식한다. 포자식물에 속하는 고사리는 벌과 나비를 꼬실 꽃이 없으니 암술도 수술도 씨방도 없다. 고사리 잎 밑면을 보면 누런 알갱이들이 있다. 2n 종자인 씨(seed)가 아닌 1n 홀씨인 포자(spore) 주머니다. 홀씨들 주머니인 포자낭이 터져 홀씨가 떨어지면 무성생식하여 난자와 정자의 암수 구분이 있는 작은 싹이 튼다. 드디어 정자가 난자쪽으로 헤엄쳐 가서 음양의 암수가 통하면 유성생식하여 2n의 어린 고사리 새싹이 피어난다. 이후 고사리 염색체가 감수분열하여 1n의 홀씨 포자를 만든다. 이 포자를 통해 고사리는 후세를 이어간다. 종자식물이 성장 후 꽃에서 체내 수분하지만 포자식물인 고사리는 성장 전 땅에서 체외 수정한다. 이상한 생식이자 번식이다. 고작 수만 년 살아온 인간과 비교해서 수억 년 살아온 고사리를 깔보면 안 된다. 고생대 데본기에 출현하여 4차에 걸친 대멸종을 버티며 번성한 강인한 생명체다. 밥상에서 고사리 나물만 맛있게 먹기보다 숲속에서 고사리를 유심히 보며 놀랄 만하다. ‘민들레 홀씨 되어’가 아니라 ‘고사리 홀씨 되어’란 노래를 지어 부를 만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8. 8‘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6. 6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7. 7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8. 8‘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9. 9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10. 10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8. 8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0. 10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