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관광객도 취소에 대체로 동의
- 일각선 당국 일방적 결정에 불만 토로
- 일부 숙박업소 취소 수수료 논란도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 부산의 각종 축제가 취소되자 주최 측이 관련 절차를 밟기 위해 분주한 가운데 국가적 재해인 만큼 불만을 내세우기보다 애도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참사 현장서 발견된 유실물들- 1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유실물센터에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신발 소지품 등의 유실물이 놓여져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부산축제조직위원회는 부산불꽃축제 유료좌석 8000석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오는 5일로 예정된 불꽃축제가 취소된 데 따른 절차다. 축조위 측은 “완전 취소인지 무기한 연기인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우선 5일 행사는 취소됐다”며 “물때에 따라 좌석을 배치할 수 있는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에 축제 시간이 바뀌면 좌석도 재배치해야 한다. 형평성 문제로 일괄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불꽃축제를 기대했던 시민과 관광객은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취소 결정에는 대체로 동의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A(30) 씨는 “직장인이라 어렵게 시간을 내고 일정을 짰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전혀 안 드는 것은 거짓말”이라면서도 “150명이 넘게 숨진 상황에서 불꽃을 터뜨리고 즐기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아 수긍한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김옥중 민락회촌번영회장은 “민락수변공원은 불꽃이 잘 보여 예약이 많았다. 예약금을 돌려줘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있지만 애도 기간에 축제가 있고 대형 참사이니 만큼 상인들도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수를 기대했던 부산의 대형 호텔들도 손해를 감수하고 무료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호텔 부산 관계자는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아 원칙대로라면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청구해야 하지만 국가적인 재해가 벌어진 만큼 무료 환불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알렸다.

축제의 계절을 맞아 크고 작은 축제를 준비했던 구·군은 취소, 연기 절차를 밟기에 여념 없다. 부산진구는 오는 5일로 예정된 슈즈페스티벌 청소년어울림마당 등을 취소했다. 기장군은 일광읍 어울림한마당, 수영구는 광안리 드론쇼 등을 열지 않기로 했다. 연제구는 예정된 세미나 수련회 등에 참석하지 않거나 취소하기로 했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출연진에게 대금을 이미 지불했고 함께 행사를 진행하기로 한 단체 등에 안내를 하는 등 처리할 사항이 있지만 애도기간만큼은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 구·군은 검은 리본을 구하려고 동분서주했다. 전국 공공기관이 일제히 검은 리본을 구매해 구하기 어려워지자 이미 장례식장에 납품된 리본을 되사오는 사례도 있었다. 리본 가격은 개당 300~500원이며 구당 적으면 300만 원 많으면 2300만 원가량 투입했다.

일각에서는 전방위적인 축제 취소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의 축제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과 업계는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지역 축제업계 관계자는 “춤이나 노래 등의 프로그램은 빼고 축소해서 하든지 하면 될 텐데 굳이 다 취소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일괄적으로 취소를 강요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서는 안 된다”고 토로했다.

불꽃축제 연기로 인해 일부 숙박업소와 예약자 사이 갈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숙박업소는 환불 규정에 따라 결제금액의 100%는 환불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고, 예약자는 소비자 귀책이 아니라 위약금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부산시는 예약 취소 분쟁과 관련해 담당 구청과 함께 행정지도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