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부산의 부랑인 시설에서 자행된 인권유린 진상 조사를 위해 부산시가 기초자료 확보에 나섰다.
부산시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부랑인 시설 피해 신고에 관한 업무 협조를 요청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2일 열린 두 기관의 실무협의회에서 부산시는 영화숙·재생원을 비롯해 옛 부랑인 시설에서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정보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형제복지원에 앞서 1960~70년대 여러 부랑인 시설 수용자가 폭행과 강제노역에 시달렸다는 국제신문 보도가 계기가 됐다.
현재까지 진실화해위에 접수된 영화숙·재생원 피해 신고는 단 한 건이다. 그나마도 신고자는 자료 부족으로 진실화해위 조사가 난항을 겪자 신고를 철회했다. 칠성원이나 덕성원에서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까지 포함해도 모두 5건 밖에 되지 않는다. 이들 사례에 대한 조사 역시 기초적인 자료 확보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진상규명이 이뤄진 형제복지원 사건은 비교적 최근(1975~1987년)에 발생해 입소자 명부와 같은 1차 자료가 어느 정도 남아 있다. 당시 참상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진 데다 생존자 증언도 500건 이상 확보됐다. 형제복지원 이사회 임원을 맡은 인물들의 증언이나 그들이 가지고 있던 중요 자료도 일부나마 입수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워낙 오래된 사건이라 자료 확보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부산시 기록관에 혹시 관련 문서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예전 부랑인 시설 피해자는 다음 달 9일까지 진실화해위에 과거사 진상규명 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피해자 자신이 아니더라도 가족이나 목격자 또한 접수가능하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지금까지 191명의 신청인이 국가폭력 피해자로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