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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바다 품은 야경에 연신 원더풀…“차가운 빛·색은 아쉽다”

夜한 도시 부산으로 <1> 세계 조명전문가가 본 부산야경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김민훈 기자
  •  |   입력 : 2022-11-07 20:22:5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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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서 국제도시조명연맹 총회
- 나흘간 36개국 200여 명 찾아
- 市 개선점 듣기 위해 투어 진행

- 원도심 항구와 마을 야경 감탄
- 바다 위 요트투어 이색적 평가
- 강한 조도와 디자인 수준 지적
- “섬세하고 고차원적 접근 필요”

지난달 19일부터 나흘 동안 부산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부산 영도구 피아크와 라발스호텔에서 국제도시조명연맹(루시·LUCI) 2022년 총회를 개최한 것이다. 나흘 동안 미국과 유럽 등 36개국 69개 도시에서 야간 경관과 조명 분야의 전문가 200여 명이 부산을 찾았다. 국제신문은 부산시가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두 차례 야경 투어에 동행해 ‘부산 야경’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지난달 19일 밤 부산 영도구 영도다리 위에서 국제도시조명연맹 총회 회원들과 국내외 조명 관련자 등 70여 명이 자갈치시장 일대 야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여주연 기자
■산·바다·도심 야경 ‘원더풀’

19일 오후 8시 30분 부산 영도구 라발스호텔 앞. 루시 총회 참석 첫날 회원 도시 대표단 50여 명을 위한 야간 워킹 투어가 마련됐다. 부산시 관계자와 문화관광 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가벼운 발걸음으로 원도심 야경을 감상했다. 먼저 봉래동 물양장을 따라 5분 정도 걸으니 영도대교에 도착했다. 다리에 오른 회원들은 갈매기 모양의 자갈치시장 건물에서 내뿜는 형형색색의 불빛과 부산항, 산복도로의 은은한 조명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에 감탄했다. 핀란드에서 온 아누 람민파 씨는 “이색적인 풍경이 매력적이다. 자갈치시장을 중심으로 항구와 작은 마을의 야경이 조화가 잘 이뤄져 있다”고 말했다. 해설사가 말해주는 영도 역사는 재미를 더했다. 수리 조선소의 상징인 깡깡이마을과 피란민의 애환이 담긴 곳, 커피의 성지가 된 영도 이야기가 이어졌다.

다리를 건너 중구 광복로에 진입하자 가로등과 상점의 네온사인들이 거리를 환하게 비췄다. 회원들의 눈을 사로잡은 건 용두산공원 진입로의 미디어 패널이었다. 194계단을 에스컬레이터로 오르며 구간별로 캐노피에 설치된 아기자기한 네온아트와 화려한 LED 조명을 유심히 살폈다.

잠시 뒤 이번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부산다이아몬드타워 앞에 도착했다. 120m 높이의 타워 외곽으로 미디어아트가 시작되자 회원들은 탄성을 터트리며 휴대전화를 꺼내 영상으로 담았다. 잎이 떨어지고, 도미노 형태로 색상이 바뀌는 등 화려한 모습에 눈길을 떼지 못했다. 독일에서 온 크리스티안 디크만 씨는 “부산과 인구수가 비슷한 베를린에서 왔는데 자연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산과 바다, 도심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특히 타워에서 보여주는 미디어아트가 화려하고 멋지다”고 평가했다.

아쉬운 부분을 얘기하는 회원도 있었다. 싱가포르에서 온 알렉스 황 씨는 “코스가 대체로 좋았지만 광복로는 아쉬웠다. 대부분의 다른 나라의 도심과 비슷한 모습이었는데, 가로등과 네온사인의 조도가 너무 강해 눈이 부셨다. 주변 코스와 어울리도록 조도를 조금 낮춰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바다 위 요트에서 본 부산은

다음 날 밤에는 요트 야경 투어가 계획됐다. 영도구 목장원에서 출발한 버스는 남구 용호동 다이아몬드 베이에서 멈췄다. 이곳에서 요트에 승선한 회원들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고무된 듯 보였다. 광안대교를 지날 때는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왔다.

영국에서 온 리즈 퓨 씨는 “어제 도시 속을 걸어 다니며 야경을 봤던 것과 달리 바다 위에서 도시 전체 야경을 조망하니 이색적이다. 특히 광안대교는 너무 아름답고, 대교를 배경으로 한 조명의 움직임이 역동적이다”고 감탄했다.

용호만 선착장을 떠난 요트는 루시 회원을 태우고 광안대교 동백섬 해운대해변을 거쳐 다시 용호만으로 돌아왔다. 요트에서 내린 루시 회원은 해운대구 더베이101에서 마린시티 야경을 감상했다. 이어 센텀시티로 이동해 영화의전당 야경도 둘러봤다. 루시의 마크 버튼페이지 사무총장은 “모든 도시가 달라 비교하기 어렵지만 부산은 바다와 다리의 도시 같다. 상업지구의 빛과 거대한 산의 어두움이 대조를 이루고 있고, 그것을 바다 위에서 즐기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어 버튼페이지 사무총장은 “이런 거대 도시는 통일성 있는 야간 조명을 하기 쉽지 않다. 부산만의 문화와 정체성을 담을 전략과 긴 시간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동부산 야경 투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일본의 유명 조명 디자이너이자, 라이트 플래너스 어소시에이트 멘데 카오루 대표이사는 “마린시티 빌딩의 꼭대기 부분이 각기 다른 디자인과 색깔을 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면서도 “다만 따뜻한 색감을 입힌다면 훨씬 예쁠 것 같다. 왜 하얀색 조명을 써 차가운 느낌을 갖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멘데 대표는 광안대교에 대한 이견도 제시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이 광안대교 조명을 좋아했는데 전문가로서 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낮은 수준의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조명일 뿐 수준 높은 조명 디자인이 아니다”며 “더 섬세하고 고차원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남건수 공공디자인과장은 “조명 관계자와 전문가와 함께 부산 야경을 돌아봤던 것은 도시의 예스러운 매력과 요트 조망을 회원들에게 소개하고 야간경관의 개선점을 들어 보기 위해서다. 함께 걸으면서 들었던 여러 의견을 반영해 장점은 부각하고 단점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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