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퇴양난 市 "원점 재검증"
- 1년 미룬 완공시점 불투명
- 철거 등 재시공 불가피 땐
- 사업비 증액·소송전 우려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의 앵커시설인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설계사와 시공사의 ‘기초구조물 시공 갈등’ 탓에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사는 “시공사가 사전협의 없이 기초구조물 공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공사는 “건설사업관리단(CM), 부산시, 설계사 등과 협의를 거쳐 시공했다”고 반박한다. 부산시는 전문가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과정을 들여다본다는 입장이어서 가뜩이나 늘어진 공기가 추가로 지연되는 것은 물론 총사업비 증액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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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부산 북항 오페라하우스 건설 현장. 붉은 점선 부분이 공법 문제가 불거진 건물 정면부의 기초구조물(엠베드·아래 사진)의 모습.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8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월 오페라하우스 건물 정면부(파사드)의 공법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기초구조물(엠베드) 문제가 불거졌다. 시는 파사드 공법을 트위스트 공법(트위스트 형상 구조체에 외장재 유리를 접합하는 방식) 대신 스마트노드 공법(3D 프린팅으로 각기 다른 모양의 노드를 만들어 주조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 위해 건물을 3D 스캐닝을 하던 중 기초구조물이 이미 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
기초구조물 시공을 놓고 설계사(노르웨이 스노헤타·일신설계 컨소시엄)와 시공사인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공법 변경 갈등은 2019년 처음 불거졌다. 애초 설계사가 제안한 트위스트 공법에 대해 시공사가 ‘구현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0년 6월에는 시공사가 폴딩 공법을 대안으로 제안했으나 이번에는 설계사가 반대했다. 간극이 좁혀지지 않자 시는 지난해 8월 적합한 설계안을 찾기 위해 콘테스트를 개최, ▷트위스트 ▷폴딩 ▷볼노드 ▷스마트노드 4가지 공법을 도출했다. 이어 올해 1월 시공사·설계사·CM과 협의를 거쳐 스마트노드를 새로운 파사드 공법으로 최종 결정한 바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시공사는 공정 일정에 따라 기초 구조물을 시공했으며 CM, 시, 설계사 등과 사전 협의를 거쳤다고 주장한다. 또 향후 어떤 공법을 적용해도 건물 안전이나 전체 공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설계사는 “현재의 기초구조물 위에 스마트노드 공법을 적용해 파사드를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계를 완전히 바꿔야 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반발한다.
시가 공법 갈등을 풀기 위해 추진 중인 민관 검증위원회 구성도 여의치 않다. 검증위원회는 15인 내외의 전문가로 구성되는데, 비정형 구조물에 대한 전문가를 국내에서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병동 시 건설본부장은 이날 열린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최근 검증위원 명단을 받았는데 파사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었다. 다시 최적의 전문가를 섭외해야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공법 변경 문제가 불거지면서 오페라하우스 완공 시점은 2023년 초에서 2024년 10월로 연기된 데 이어 검증위원회 활동기간 만큼 또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검증위원회의가 기초구조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면 완공 시점은 대폭 지연될 전망이다.
총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2500억 원이던 예산은 공법 논란과 설계 변경을 거치면서 3050억 원으로 늘어났다. 추가 검증과 철거·재시공이 필요할 경우 얼마나 더 늘어날지 가늠하기 어렵다.
법적 분쟁도 관건이다. 이번 사태의 귀책사유를 두고 부산시와 시공사가 소송을 벌일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 공연장 건립은 내부 공사가 더 중요한데 오페라하우스는 외관 공법 때문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