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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청소가 탄소중립? 한수원 부적절 사외이사 논란

숙박업 경력 원전 비전문가 선임, 야당 의원 ‘보은성 낙하산’ 비판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2-11-09 20:14:18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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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소서·직무계획서 내용 황당
- 尹 인수위 활동 친원전 교수도
- 고리 ‘핵폐기물 시설’ 포석 의혹

이달부터 임기를 시작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신임 사외이사를 둘러싸고 ‘부적절 인사’ 논란이 갈수록 커진다. 원자력발전(원전) 관련 지식·경험 등이 필요한 사외이사 자리에 숙박업소 운영 등 경력을 지닌 정치권 출신 ‘원전 비전문가’가 선임됐기 때문이다. 고리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 저장시설 설치 계획을 강행하려고 한수원이 사실상 ‘꼼수 선임’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고리원전 전경. 국제신문 DB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9일 한수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한수원이 새로 선임한 A 사외이사가 경북 포항에서 주점·모텔을 운영해 온 국민의힘 당협 전 간부”라며 “한수원 업무 관련 경력이나 이력이 전무해 ‘보은성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한수원의 공시 내용을 보면 정 의원이 언급한 A 사외이사는 포항의 한 호텔 대표 겸 지역 언론사 전무이사다.

그는 지난달 말 한수원으로부터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돼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 만료일은 2024년 10월 31일이다.

이날 정 의원이 공개한 A 사외이사의 자기소개서 및 직무수행계획서 내용을 보면, 그는 한수원 사외이사 지원 동기 및 경력과 관련해 “변화하는 전력산업에 발맞춰 나아가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현재 운영 중인 숙박업소에서도 숙소 내 에어컨 필터 청소와 미사용 플러그 뽑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구 사용 등 사소하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실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수원의 경영 혁신 방향과 관련해서도 “현재 운영 중인 숙박업소가 ‘2019 일산화탄소 중독 자살 예방 지원사업’ 우수 업소에 선정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수원이 더욱 안전하게 원전을 운영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중대 재해 제로를 이루겠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엉뚱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한수원은 A 사외이사의 자질 논란과 관련해 “지역 언론사 간부 등 경력을 바탕으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소통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인사 문제로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수원이 강행하려는 건식 저장시설 설치 계획과 맞물려 부산 울산 등 원전 소재 지역에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이 계획에 반대해 온 기존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임기를 마친 상황에서 한수원이 원전 비전문가나 친원전 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해 사실상 밀어붙이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부터 임기를 시작한 한수원 신임 사외이사(2명)는 A 사외이사와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있다. 박 교수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대표적 친원전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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