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의 죄로 위축·죄책감 고통
- 조기 발굴해 심리상담 도와야”

“‘수용자 자녀’는 보호자를 잃은 데 이어 ‘범죄자의 자식’이라는 눈총 탓에 사회에서도 버려졌습니다. 범죄가 대물림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이 10일 부산일보사에서 ‘위기 수용자 자녀 권리보호를 위한 지역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사진)에서 이 같은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수용자 자녀는 교도소나 구치소에 구속된 이들이 사회에 남긴 아이를 뜻한다. 이들의 인식 개선 사업을 목적으로 2015년 설립된 세움은 지난 4월부터는 심리적 자립 등을 돕는 경상권 ‘세움ON’ 통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수용자 자녀의 심리정서적 지원의 필요성과 효과성 등을 고민하는 연구 발표와 발언이 이어졌다. 수용자 자녀는 우리 사회가 미처 돌보지 못하는 ‘잊혀진 피해자’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실태조사를 벌여 5만4000명으로 추산할 정도로 그 숫자는 만만치않다.

수용자 자녀는 범죄자 가족이라는 낙인이 찍혀 사회적으로 고립돼 무기력 불면증 우울증 등을 경험한다. 세움이 파악한 현황 자료를 보면 40%에 달하는 아동이 전문 심리 상담이 필요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김묘연 한국회복연구소 대표는 토론회에서 “수용자 자녀들은 가족이 죄를 지었다는 이유로 위축감과 죄책감을 호소하지만 주변의 냉정한 시선으로 고통 받는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도 지역사회에서 수용자 자녀를 초기에 발굴해 지원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검찰청 이영규 인권보호관은 “수용자 자녀 지원도 골든타임을 지켜야 한다. 부모의 수감으로 인한 충격은 학교생활 교우관계 등 일상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조기 개입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움ON 윤의호 경상권 통합지원센터장은 “수용자 자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가상공간 ‘세움타운’을 구축해 그 안에서 청소년 상담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