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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알아야 할 위트컴 장군] <3>세기의 빅딜

윤인구 부산대 초대총장, 종 모양 그림으로 장전캠퍼스 50만평 확보

위트컴 장군, 이승만 대통령과 담판 벌여 부지 확보에 결정적 역할

안성민 의장 "부산대 졸업생으로 몰라 죄송, 조형물 건립에 힘 보탤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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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알아야 할 위트컴 장군 <3>세기의 빅딜

리차드 위트컴 유엔군 부산군수기지사령관이 1954년 6월 8일 부산 서구 충무동에 있는 부산대를 방문, 윤인구 부산대 초대 총장을 만나 대화하는 과정에서 세기의 빅딜이 성사됐다. 세기의 빅딜이란 윤 총장이 자신의 그린 종 모양의 장전동 캠퍼스 그림 한장으로 위트컴 장군의 지원을 얻어 50만 평의 장전동 캠퍼스 부지를 확보한 일을 말한다.
부산대 윤인구 초대 총장이 그린 종 모양의 장전동 캠퍼스. 김재호 부산대 명예교수 제공
1946년 부산 서구 충무동에서 단과대학으로 개교한 부산대는 1953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했지만 종합대학에 걸맞은 캠퍼스 부지를 구하지 못한 상태였다. 윤 총장은 대학을 찾은 위트컴 장군에게 부산대의 비전을 담은 그림을 보여주며 “부산대의 미래에 투자하라”고 말했다. 이에 위트컴 장군은 흔쾌히 “캠퍼스 조성에 필요한 25만 달러 상당의 건축 자재를 미군대한원조(AFAK)를 통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위트컴 장군은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담판을 벌여 부산대 장전캠퍼스 50만 평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와 관련, 부산대 김재호 전자공학과 명예교수는 “가난한 나라 지방대 총장과 세계 최고 강대국 미국 장군의 아름답고 통 큰 ‘빅딜’”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954년 10월 22일 부산대 공대 기공식에서 위트컴 장군과 윤인구 총장이 악수하고 있다. 김재호 부산대 명예교수 제공
위트컴 장군의 마음을 사로잡은 윤인구의 ‘그림’은 지금 봐도 신묘하다. ‘부산대 동래캠퍼스 평면도’라는 제목의 그림은 종 모양이다. 종 속에는 종의 추가 움직이는 형태로 대한 본관(현 인문관)과 무재개문, 대학극장, 도서관, 운동장 등이 배치돼 있다. 상단에는 종 전체가 흔들릴 수 있게 고리를 달아 놓았다. 캠퍼스를 그리면서 윤 총장은 동료 교수에게 “이 거대한 종소리가 울리는 날 진리가 세계 끝까지 울려 퍼질 거야”라고 말했다.
1954년 부산대 효원교사(장전캠퍼스) 준공식에서 위트컴 장군이 첫 삽을 뜨고 있다. 부산대 제공
윤 총장은 위트컴 장군을 초청하기 전부터 캠퍼스 배치도 그림을 준비하고 있었다. 윤 총장이 참고한 그림은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1929년 제작한 ‘캠퍼스 라이프 안내’ 팸플릿이었다. 윤 총장은 1929~1930년 프린스턴대학의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며 그곳의 캠퍼스 분위기와 건물 배치를 눈여겨봐 뒀다.

당시 전차와 버스 등 대중교통의 종점이었던 온천장(현재 부산은행 온천동지점 자리)에서 부산대 무지개문까지 도로가 없어 학생들이 통학에 불편을 겪자 위트컴 장군은 미군 제434공병부대로 하여금 온천장~부산대 길이 1.6㎞의 진입도로를 개설하게 했다.

지난 10일 부산유엔평화기념관에서 열린 ‘위트컴 장군 조형물 건립을 위한 시민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한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은 축사를 통해 “부산대 졸업생으로서 부산대 발전의 초석을 놓은 위트컴 장군을 미처 몰라 부끄럽다. 늦었지만 위트컴 장군을 널리 알리고 조형물 건립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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