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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세계유산과 미디어아트쇼의 만남…역사·야경 여행 한 번에

夜한 도시 부산으로 <2> 국내 야경관광 벤치마킹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22-11-14 19:49:27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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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마리 토끼 다잡은 수원화성

- ‘정조의 꿈, 빛이 되다’ 영상 축제
- 유료 관람석 예약률 70%대 중반
- 수원천 인근 상권 활성화에 한몫

# 관광 연계 아쉬운 함양 남계서원

- 풍영루·유교정신 등 콘텐츠 이색
- 산책길 조명·미디어래핑 볼거리
- 맛집·숙소 부족해 체류에는 한계

부산의 야경 관광이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멀리 해외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운 국내에서 벤치마킹할 사례가 있다.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2022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공모사업’에 선정된 경기 수원시 수원화성과 경남 함양군 남계서원이다. 두 곳에서 펼쳐진 미디어아트쇼를 비교해봤다.
지난달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화성 화홍문에서 관광객들이 미디어아트쇼를 관람하고 있다. 박호걸 기자
■두 마리 토끼 다 잡은 수원화성

지난달 20일 오후 7시 수원화성 화홍문. 조선 후기 정조 때 세워진 가로세로 약 8m 크기의 수원화성 북수문이 커다란 캔버스가 됐다. 웅장한 음악과 형형색색의 조명, 다양한 이미지가 일대를 휘감았다. 오감을 자극하는 미디어아트쇼에 곳곳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화홍문 양쪽 난간과 맞은 편 좌식 관람석에는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수백 명의 관광객이 자리를 잡았다.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마련된 유료 입식 관람석도 4분의 3 정도가 찼다. ‘정조의 꿈, 빛이 되다’를 주제로 한 영상이 20분간 상영됐지만, 자리를 뜨는 관광객을 보기 어려웠다. 전쟁으로 크게 훼손됐던 수원화성을 복원할 수 있었던 근간인 성역의궤에 기록된 축조 과정이 화홍문 벽면에 그려지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자녀와 함께 이곳을 찾은 우승선(여·40대) 씨는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됐다. 교과서를 통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역사 현장에서 펼쳐진 다양한 이미지와 화려한 조명이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아냈다. 정조 시대 역사를 같이 공부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 수원천 일대에서 관광객들이 주변 야경을 보며 걷고 있는 모습.
지역 상권과의 연계도 장점이다. 미디어쇼를 관람한 관광객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 수원천을 향해 걸어갔다. 경쾌한 국악과 가을바람에 춤을 추는 버드나무, 이를 비추는 조명까지 마치 뮤지컬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다. 남수문까지 이어지는 1.2㎞거리의 수원천 일대에도 다채로운 작품들이 마련됐다. 수원천을 비추는 형형색색 레이저 빛과 역동적인 움직임이 돋보이는 큐브형 키네틱 아트 등 볼거리가 풍부했다. 남수교의 미디어아트까지 관람한 관광객들은 자연스럽게 인근에 있는 수원통닭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일인데도 가게 안은 손님으로 가득했다. 진미통닭 관계자는 “축제 기간에 타지 손님이 확실히 늘었다. 평소보다 1.5배는 더 늘어난 것 같다. 주말 대기 줄은 더 길어졌다”고 말했다.

도심에서 열린 축제인 만큼 인근 숙박 시설도 많아 체류형 관광에 유리하다. 충북 청주에서 온 임우승(30대) 씨는 “수원화성에서 인상 깊은 밤을 보냈다. 가까운 곳에서 잡은 호텔에서 하루 묵고, 아침에는 가족과 함께 수원화성 둘레길을 걸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야경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이곳에 몰렸다. 수원시는 수원천 일대에서 한달 간 열린 미디어아트쇼 관람객이 40만 명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추정 방문객보다 10만 명보다 대폭 늘어났고, 올해 처음 시행된 유료 관람석도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시에 따르면 유료 관람석 예매율이 70%대 중반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에 시행됐던 수원화성문화제 총방문객(36만 명 추산)도 훌쩍 넘어섰다.

시 관광과 관계자는 “올해는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행사 장소를 수원천으로 연결시켰다”며 “관광객과 전문가의 좋은 평가가 이어져 내년에도 공모 사업을 유치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경남 함양군 남계서원 풍영루에서 관광객들이 미디어아트쇼를 보고 있는 모습. 박호걸 기자
■관광 연계는 아쉬운 남계서원

다음 날 오후 7시 함양 남계서원에서도 미디어아트쇼가 펼쳐졌다. 공연이 시작되자 관람객 80여 명은 탄성을 터트리며 휴대전화를 꺼내 영상으로 담았다. 풍영루 외벽과 가을밤 하늘에 미디어 파사드 기법과 천 퍼포먼스, 레이저 특수효과와 웅장한 음악이 한데 어우러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한국의 서원 중 두 번째로 오래된 역사와 유교 정신이 미디어아트로 표출됐다.

서원 내부 설치된 대형 책 오브제에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영상과 모션 인터렉티브 프로그램은 조선 성리학의 대가인 정여창 선생의 이야기를 담아 눈길을 끌었다.

남계서원 외부로 조성된 산책길과 어우러진 야경도 힐링 포인트가 됐다. 자연 속 반딧불이를 연상케 하는 레이저 조명과 다채로운 미디어 매핑이 걷는 재미를 더했다.
함안군 남계서원 풍영루에서 관광객들이 미디어아트쇼를 보고 있는 모습.
하지만 관광객의 발길을 오랫동안 붙잡는 시설이 부족했다. 서원 주변으로 상권이나 숙박 시설이 전무해 체류 시간이 줄어드는 셈이다. 부산에서 온 김모(30대) 씨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화려한 볼거리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근처에 맛집이나 괜찮은 숙소가 없어 차를 타고 한참을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함양군 관계자는 “관광적으로만 본다면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서원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차원에선 좋은 콘텐츠로 잘 표현된 것 같다. 관람객 설문 조사를 통해 부족한 부분의 개선점을 찾고 보완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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