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서점 3곳과 함께 내달 개장
- 상인 “골목 분위기와 잘어울린다
- 사람들 다시 찾는 전환점 되기를”
70여 년 전통을 간직한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을 상징하는 책 모양 건물이 다음 달 문을 연다. 애초 주거시설로 계획됐다가 급선회한 이 건물이 침체해가는 보수동 일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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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부산 중구 보수동에 책 모양으로 리모델링 된 건물이 시민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17일 보수동 책방골목 보존과 미래포럼위원회(위원회)는 책방골목 내 책방 3곳이 입점해 있던 건물(보수동 1가 133의 2와 1)을 리모델링한 후 책 모양의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물이름은 ‘아테네 학당’으로, 라파엘로의 작품 ‘아테네 학당’에 나오는 책을 형상화했다. 내부 리모델링 작업을 마친 후 다음 달 개장을 앞둔 이 건물은 시행사인 ㈜케이엘디엔씨(김대권 대표)에서 진행했다. 애초 케이엘디엔씨는 기존 건물을 철거한 후 15층 규모의 오피스텔을 건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건물마저 철거된다면 보수동 책방골목의 쇠락이 점차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이에 김 대표는 오피스텔 건축을 통한 개발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건물 리모델링을 하기로 했다. 책방골목 주인들과 논의를 통해 책방골목을 되살리기 위한 상생방안(국제신문 지난 5월 13일 1면 보도)을 택하기로 한 것이다.
내부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건물은 1층 서점, 2·3층 카페, 4층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돼 운영될 전망이다. 기존 건물에 입점해있던 책방 3곳은 리모델링 후에도 그대로 입점해 영업을 이어나간다.
입점해 있는 책방 대표들도 리모델링에 대해 기대하는 분위기다. 문옥희 우리글방 대표는 “건축물 외관이 책 이미지로 형상화되다 보니 책방골목 분위기와 잘 어울려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책방이 입점해 있는 인근 건물까지 비슷한 디자인이 확산되면 더 많은 사람이 책방골목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소프트웨어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눈길을 끌 수 있는 하드웨어 조성도 중요하다. 우리 건물이 책방골목 상생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사람이 다시 찾아오는 책방골목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익추구 대신 리모델링을 통한 책방골목 회생이라는 공공성 강화 방안을 내놨지만 관계기관에서 금융지원과 같은 협조 등이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위원회는 내부 리모델링이 끝난 후 부산시에 저금리 대출 등 지원 가능 여부를 문의할 예정이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한국전쟁 직후 주한미군 부대에서 나오던 잡지 만화 등과 고물상에게서 수집한 각종 헌책 등으로 피란민들이 노점을 시작한 것이 시초였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70여 점포가 들어서 부산의 명소로 자리잡기도 했으나 원도심 재개발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현재 30여 곳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2019년 부산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