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에 떨어트린 지갑 속 수험표
- 시민 등 도움으로 극적 되찾기도
- 교사·학부모, 수험생 차분한 격려
17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숨 가쁜 수송 작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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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부산 남구 대연고 고사장에 모인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이날 오전 7시30분께 시험장이 마련된 부산 동래구 동인고 앞은 차분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단체 응원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동인고에서 수능을 치르는 학생들의 교사들만 1, 2명씩 나와 조용하지만 따뜻하게 학생들을 격려했다. 이들은 익숙한 학생이 보일 때마다 악수와 함께 간식거리를 건넸다. 친구의 응원을 받은 장원창(19) 씨는 “예전에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나왔었던 적이 있다. 지금은 응원 문화가 사라져 아쉽지만 친구가 따로 나와줘서 힘이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응원전이 사라진 수능은 올해로 세 번째다. 대진고 문성현(18) “긴장되지만 응원전이 없어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정임 씨는 “아이들이 조용한 분위기에 익숙해진 것 같다. 침착하게 치를 수 있어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반면 다급한 상황에 처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도 많았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고사장 입실 전 접수된 수능 관련 112신고는 모두 39건이다. 수송 요청이 26건으로 가장 많았다. 오전 7시30분 해운대구에서 수험표를 놓고 와 집에 되돌아 가는 바람에 지각 위기에 놓인 수험생의 신고가 접수됐다. 순찰차에 탑승한 수험생은 7시58분 고사장인 수영구 남일고에 도착했다. 사하구 신평동에서는 버스를 타고 가던 수험생에게서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 인근 순찰차에 탑승해 16분 뒤 동구 경남여고에 도착했다.
수험생을 수송하고 돌아오는 길에 또 다른 수험생을 수송하는 사례도 있었다. 오전 7시40분 지각 위기에 놓인 수험생의 신고를 받은 남부서 못골파출소 경찰관은 서구 부경고에 학생을 내려준 뒤 복귀하다 다급하게 수송을 요청하는 또 다른 수험생을 만났다. 이 수험생은 입실 시간인 8시10분을 2분 남기고 시험장인 사하구 해동고에 도착했다.
경찰과 시민의 도움으로 수험표를 되찾은 일도 있다. 한 수험생은 오전 7시30분께 부산시청 앞에서 택시를 타다 지갑을 떨어뜨렸다. 지갑 속 수험표를 발견한 시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택시 기사에게 연락했고, 백양터널 인근에서 수험생을 태운 뒤 사상구 대덕여고로 향했다. 금정구에서는 수험표가 든 지갑을 택시에 두고 내린 것을 발견한 기사가 수험표를 경찰에 전달, 수험생 모친에게 전달해 주기도 했다. 남구에서 현대해상 하이카 렉카차를 운행하는 신헌수(63) 씨는 이날 도시철도 2호선 문현역 출입구에서 수험생을 시험장인 문현여고까지 태워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