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랑인 시설 인권유린 증언] 군대식 통제, 정계 네트워크 등 영화숙·재생원-형제원 닮은 꼴

두 시설 원장 모두 퇴역군인 출신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2-11-20 19:34:49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국회 등 실세와 맞닿아 비호 받고
- 구호품 빼돌려 구속 이력도 같아

1960년대 부산의 부랑인 시설이었던 영화숙·재생원과 1975~1987년 동일한 성격의 부랑인 수용소였던 형제복지원은 군대식 통제로 대표되는 운영 방식이나 규모, 비리 양태 등에서 흡사했다. 두 시설을 모두 경험한 피해자 역시 “인권유린 양상은 다를 바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형제복지원 못지않게 영화숙·재생원 등 여러 집단수용시설에서의 피해 전반을 규명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시설의 원장은 모두 군인 출신이다. 영화숙·재생원 원장 이순영은 전남 장성군 출생으로, 1953년 조선대 수물리과를 나온 뒤 1954년 육군보병학교를 졸업해 소위로 임관했다. 1957년 중위로 만기 제대한 그는 8년 뒤인 1962년 ‘재단법인 영화숙’ 원장으로 취임했다. 울산시 북구(당시 경남 울산군 강동면) 출생인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도 비슷하다. 1948년 중학교를 졸업한 후 국방경비대에 입대했다. 헌병 병과의 부사관으로 복무한 박 원장은 1962년 제대했다. 그 해 장인에게서 형제육아원(형제복지원 전신)을 인수해 원장이 됐다.

두 시설의 통제 방식은 군대식으로 같았다. ‘소대’ ‘중대’로 불린 수용실에 원생을 배치했다. 수용인들에게는 제식 훈련이 강요됐다. 수용실 내 관리는 원생 중에서 소대장 또는 중대장 등을 뽑아 맡겼다. 원생들이 당한 무자비한 폭력 대부분은 이들이 자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 사람은 정·관계에 상당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영화숙의 이사 중 한 사람인 이종남은 당시 민주당 경남도당 선전부장 등으로 활동한 정치인이었다. 부산진갑에서 4·5대 국회 민의원의원으로 당선됐고, 1971년에는 신민당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일했다. 이 전 의원은 이 원장이 부산시로부터 부랑인 시설 위탁 계약을 따내게 된 유력한 배후로 지목된다. ‘소년의집’ 설립 과정에서 이 원장과 갈등을 빚은 소 알로이시오 신부의 평전에는 ‘이 원장이 검찰·경찰·부산시 등에 모르는 사람이 없어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인물’로 묘사됐다.

박 원장은 정권의 실세와 맞닿았다. 형제복지원의 참상이 알려진 1987년 1월, 부산시장·부산지검장·부산시교육감·안기부 부산분실장·보안사 501보안부대장·부산시 경찰국· 민정당 부산시사무국장·부산 북구청장 등은 13차례 지역대책협의회를 열어 불구속 추진 협의 등을 논의했다. 부산시는 “정부로부터 국민포장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바 있는 박 원장이 도피할 염려가 없으니 불구속 입건해 원무를 계속 수행토록 해달라”고 당시 보건사회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외부 단체가 후원한 물품을 횡령해 구속된 이력도 같다. 이 원장은 1970년 당시 부산시가 지급하는 수용비와 함께 천주교구제회·기독교자선회 등에서 보내온 구호금품을 12년간 빼돌려 재생원 인근 땅을 사들인 혐의로 철창신세를 졌다. 박 원장도 1987년 당시 부식비 등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6억여 원을 횡령한 사실이 인정돼 구속됐다. 그는 2014년 아들과 함께 재단 공적자금 18억여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인정되기도 했다. 경성대 김영종(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구호 물품은 면세품이었다. 시장에 내놓으면 상당히 잘 팔려 재단 차원의 횡령이 잦았고, 아예 국제시장 등에 자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가게를 갖추고 횡령 물품을 내다 팔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숙·재생원과 형제복지원 비교

항목 

영화숙·재생원

형제복지원

설립일 

1951년(재단법인 영화숙)

1960년(재단법인 형제육아원)

위치 

부산 서구 동대신동→
사하구(당시 서구) 장림동 

남구(당시 부산진구) 감만동→
남구 용당동→사상구(당시 북구) 주례동

수용 규모

약 1200명(영화숙 400명·재생원 800명) 

약 3100명

주 운영자

이순영(1962년 취임)·퇴역군인 출신

박인근(1962년 인수)·퇴역군인 출신

부산시  위탁
운영 기간 

1968년~1972년 

 1975년~1987년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4. 4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5. 5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8. 8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9. 9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10. 10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3. 3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7. 7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돔 최상층 ‘스카이홀’ 길이 600m 컨벤션 場
  10. 10‘경력 부풀리기’ 의혹 울산교육감 무혐의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