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시설 市 자체사업 예산 삭감
- 지원 끊긴 장애인 37명 ‘날벼락’
부산시가 내년도 예산안에 일부 복지예산 삭감을 추진(국제신문 지난 9일 자 3면 등 보도)하자 지역 복지계의 반발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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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동구 매축지마을에서 열린 마을 주민들 국수 나눔 잔치. 이 사업은 홀몸 노인 대안가족 사업으로 진행돼 왔다. 여주연 기자 |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의 ‘홀몸노인 대안가족’ 사업 내년 예산이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깎였다. 시는 올해 이 사업에 3억 원을 편성했지만, 내년 예산은 1억5000만 원만 배정했다. 시가 제출한 내년도 본예산안이 시의회에서 통과되면 이 사업 내년 예산은 이대로 결정된다.
대안가족 사업은 고령화에 따른 빈곤·고독 문제의 대안으로 2018년부터 추진돼 왔다. 주요 내용은 지역 내 1인 노인가구 6~8세대를 사회적 가족으로 구성하고, 서로 교류하고 돌볼 수 있도록 취미·여가 활동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9년 대한민국 균형발전 박람회 ‘지역 활력 증진’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사업으로 평가됐다. 이후 사업 참가 규모도 2019년 1개동(42명)에서 현재 9개동(217명)으로 확대됐다.
전국적 모범사례로 꼽히는 사업이지만 시는 시범기간(2018~2022년)이 끝났다는 이유로 내년도 사업비를 전액 삭감한다는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범사업은 종료 전 성과평가를 통해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데, 제대로 된 평가 작업도 없이 예산 지원부터 끊어 버리려 한 것이다. 이에 사업 참여자가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기존 예산의 절반만 예산안에 반영키로 했다.
시는 이 사업의 경우 “인건비가 전체 예산의 60%를 차지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대안가족’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홀몸 노인을 발굴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 특성상 인력과 지역에 천착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내년에는 사업 대상지가 3곳 추가될 예정이지만, 규모는 늘어나는데 반해 예산이 줄면 사업 수행이 힘들 수밖에 없다. 현재 사업을 맡은 복지법인 ‘우리마을’은 투입 인원을 4명에서 1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우리마을’ 김일범 국장은 “사업 특성상 인건비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예산을 줄이고 평가를 하겠다니 사업을 없애려는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장애인탈시설주거전환지원단(탈시설지원단)이 운영하는 자립생활주택 운영과 관련한 인건비(시비) 4억37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부산의 자립생활주택은 모두 18곳이며 장애인 2, 3명이 한 집에서 살고 있다. 부산에서 자립생활주택에 거주하는 인원은 모두 37명이다. 시는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국비 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됐기 때문에 시 예산을 삭감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시의 예산심의안을 보면 국비가 지원되는 탈시설 시범사업 예산은 올해 4억3080만 원에서 내년 9억4400만 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기존 시비 사업에 참여한 37명은 내년에 시행될 국비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애초 이들은 시로부터 ‘4년간 자립시설 지원’을 받게 돼 있었다. 하지만 정부 지원 사업에서는 기존 지원자는 해당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청란 부산장애인탈시설주거전환지원단장은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이후 시설 퇴소자만 이 사업에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며 “시 예산 지원을 받던 장애인이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