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경남 거제시장이 6·1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박 시장 부인의 재판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박 시장 본인은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게 됐지만 부인의 재판 결과에 따라 시장직을 유지할 지 낙마할 지 최종 결정된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1부는 박 시장의 공직선거법위반(매수 및 이해유도 등) 고발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1일 밝혔다.

박 시장은 6·1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 당내 경선을 앞두고 측근 A 씨가 서일준 국회의원 사무실 직원 B씨에게 1300만 원을 전달하는데 관여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A 씨로부터 돈을 받고 B 씨가 당원 개인정보가 담긴 입당원서와 당원명부 등을 제공했는지, 돈 출처에 박 시장이 연관됐는지 여부가 사건 핵심이었다. 당시 선관위는 박 시장과 A 씨, B 씨 등 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돈 전달 과정에서 박 시장의 연관성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불기소 처분 결정을 내렸다. A 씨와 B 씨는 각각 불구속기소했다.

이 사건과 별도로 검찰은 이날 박 시장 비서실장인 C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C 씨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변광용닷컴’이란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당시 변광용 민주당 후보(당시 거제시장)를 비방하는 글을 올려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C 씨가 변광용 후보를 낙선시키거나 박종우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판단했다. C 씨는 박 시장 당선 후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이 인터넷 사이트 개설·운영과 관련해 박 시장과 연관된 점은 찾지 못했다며 최근 불송치 결정했다.

이로써 박 시장은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상당 부분 덜게 됐다. 그럼에도 부인이 연루된 선거법 위반 사건이 남았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순 없는 처지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박 시장 부인인 김모 씨를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거제지역의 한 사찰에 1000만 원을 기부한 혐의(기부행위 제한 위반)로 선관위로부터 고발됐다. 김 씨는 선거와 무관하게 정상적인 시주행위라고 반박했지만 검찰은 당시 박 시장이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에 배우자의 기부행위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은 당선인 배우자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300만 원 이상 벌금형이나 징역형 확정판결을 받으면 당선을 무효 처리해 양형에 따라 박 시장 낙마로도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