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 작전처럼 전국 도시철도 역사에 잠입해 ‘낙서’(그라피티)를 하고 사라진 외국인 남성이 루마니아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공동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미국인 A(26) 씨의 인도를 루마니아 정부에 요청했다고 5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9월 24일 새벽 3시께 인천 남동구 한 지하철 차량기지에 들어가 전동차 외벽에 가로 2m·세로 1m 크기로 ‘WORD’라는 알파벳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은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공범인 B(27·이탈리아) 씨와 함께 같은 달 서울·대전·부산 등 전국 6곳의 도시철도 차량기지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인물로 지목된다. B 씨의 신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9월 14, 15일 부산도시철도 호포·신평 차량기지에 잠입해 차량 옆 면에 ‘BOLD’ 등의 글자를 그렸다. 도시철도 차량기지는 일반인의 통행이 제한되는 곳인데, 두 사람은 사람이 없는 밤에 철로 주변 철조망을 잘라 구멍을 뚫은 뒤 은밀하게 침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낙서 외의 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월 8일 입국해 24일 출국했으며, 이 기간 전국을 돌며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들이 ‘Rail Goons’라는 이름의 거리 예술 단체에 속한 것으로 본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이들의 범행을 확인하고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적색수배자는 전 세계 주요 공항과 항만에 공유되기 때문에 항공기나 선박으로 이동하면 소재를 확인할 수 있다. 경찰은 A 씨가 국내에 송환되는 대로 구체적 범죄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들은 작업하기 힘든 곳에 흔적을 남길수록 동료들의 큰 ‘리스펙’(존경)을 받는 문화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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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14일 부산교통공사 호포차량기지에 세워둔 전동차에 그려진 그라피티. 부산교통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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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15일 부산교통공사 신평차량기지에 세워둔 전동차에 그려진 그라피티. 부산교통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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