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단체 “소량구매로 밀리는 듯”
- 업계는 “레미콘 파업 계속 여파”
13일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322-11 일원. 어린이대공원과 사직동을 연결하는 폭 25m·길이 600m짜리 도로 공사가 지난 3월부터 진행됐지만 장비 인력 등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파헤쳐진 땅만 민낯을 드러내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이달 28일이 공사 종료일이었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레미콘이 들어오지 않아 공사를 아예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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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레미콘 수급 차질로 중지된 부산진구 초읍동 도로 공사 현장 모습. 김민정 기자 |
화물연대 총파업이 지난 9일 끝났지만 부산지역 구·군에서 진행하는 도로, 하수 시설 등 관급 공사 수십 건이 주요 자재를 구하지 못해 재개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을 위한 공공 인프라 조성이 늦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관급 공사가 6건이라고 13일 밝혔다. 어린이대공원~사직동 도로 개설 공사뿐만 아니라 국제백양아파트 앞 육교정비, 당감동 일원 도로 개설 공사 등이다. 공사는 이달 말께 재개될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을 겪는 것은 부산진구뿐만이 아니다. 본지 취재 결과 화물연대 파업으로 16개 구·군에서 중지·지연된 관급 공사는 모두 39건(강서구 12건·남구 7건·부산진구 6건·해운대 4건·영도구 동구 각 3건·동래구 중구 서구 각 1건)으로 대부분 레미콘이 필요한 도로, 하수 시설 공사다. 도로 공사에서 레미콘은 소량 투입되지만 필수 자재다. 인도 경계석과 아스팔트 사이 측구를 만드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측구를 먼저 만들어야 다음 공정을 진행할 수 있어 다른 공정을 먼저 할 수도 없다. 하수 시설 역시 주자재가 레미콘이다.
중지된 공사 대부분은 연말이 돼야 재개될 전망이다. 구·군은 파업 종료 후 레미콘 공급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대형 공동주택 공사 등 민간 건설 사업장과 비교해 관급 공사는 레미콘을 소량 구매하다 보니 공급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지적이다.
A 구 관계자는 “민간은 대량으로 비싸게 구입할 수 있는 반면 관급 공사는 소량으로 정해진 금액으로만 살 수 있어 업체 입장에서는 후순위”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구 관계자는 “공공을 위한 시설 공사도 중요한데 대형 공사 현장에 밀리는 게 현실이다. 업체가 고려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특별히 공사 종류를 구별하지 않고 골고루 배분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부산은 화물연대 파업 외에 일부 레미콘 노동자가 여전히 파업 중이어서 공급이 더디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