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는 사람이 앓다가 가족이나 이웃 모르게 죽는 일을 우리는 ‘고독사’라고 부릅니다.

고독사 현장은 대부분 오랜 기간 동안 방치되었기 때문에 심한 악취와 부패물로 가득 찬 경우가 몹시 많은데요.

고독사 현장을 전문적으로 청소하는 업체에 대한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고인의 마지막 안식처를 정리하는 특수청소업체, 국제신문 뉴스레터 ‘뭐라노’가 취재했습니다.



경남 양산시 덕계동에 위치한 특수청소 전문 업체 ‘청소오빠’입니다.

최영진 대표는 5년간 업체를 운영하며 고독사를 포함한 사망 현장을 연 100건 이상 청소했다고 하는데요.

특수청소업체를 운영 중인 최영진 대표. 고제원 인턴

[‘청소오빠’ 최영진 대표]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망가진 집을 복구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니까 집주인과 유가족 분들 간에 트러블이 많거든요. 제가 중간에서 완충 역할을 해야 되기 때문에 서로 간의 입장을 다 이해하고 있는 입장이라도 완충 역할을 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물론 돈을 벌러 갔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제 (유튜브 채널) 영상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참혹하고, 어렵고, 외롭고 다들 사연 없는 죽음이 없더라고요. 그런걸 보면서 제가 인간으로서 느낀게 많았어요. 지난날 반성도 좀하고 주변 이웃들을 배려하는 마음이라든지 가족을 좀 더 챙겨야 되겠다 (같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한편 특수청소업체 간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인해 폐기물 수거와 관련한 불법적인 일들이 자행되는 것에 대해 일부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고독사 예방 전문가 김석중 대표] “청소하는 업체는 청소만 해야 할 부분이고 폐기물 수집 업체들은 폐기물을 수집하는 차량에 실어서 이동을 할 수 있는데, 폐기물 수집 운반업 허가가 없는 업체들이 싣고 나간다면 그건 이미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 거죠. 폐기물 수집뿐만이 아니라 재활용품 수집 운반업도 허가가 별도로 필요합니다. 각각에 대해 허가 사항이 다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각각에 대해 허가권자인지 아닌지에 대해 확인을 해서 그쪽(자격유무)에 대해서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합니다.”

청소 후 수거된 각종 폐기물들. 박세종PD

일본의 경우, 이미 2018년에만 전국에 특수청소 업체가 5,000개 이상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상당 부분 보편화된 업종입니다.

또한 고독사와 관련한 소액 단기보험도 주력상품으로 판매 중이라고 하는데요.

이 보험은 특수 청소, 유품 정리, 임대료 수입과 관련한 ‘영업손실’에 대한 부분을 보상한다고 합니다.

특수청소 업체의 경우 특히 폐기물 처리와 관련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데요.

나아가 보험회사에서 진행한 고독사 현장 조사의 데이터베이스는 공적으로 활용될 정도로 선순환의 구조를 보인다고 합니다.



[고독사 예방 전문가 김석중 대표] “(일본의) 손해사정인들이 여기(고독사)에 대한 원인이 무엇인지 꼼꼼히 파악하고 소중한 데이터를 확보해서 그런 데이터들을 소액단기보험협회라는 곳에서 해마다 주기적으로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민간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굉장히 소중한 데이터가 공공적인 부분들에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독사 보험과 같은 소액 단기보험을 주로 취급하는 민간 미니보험사 설립을 유도하기 위해 2021년 6월 보험업법 시행령 일부를 개정했는데요.

그러나 설립비용, 수익성의 문제 탓에 미니 보험사의 설립은 지지부진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1월 금융위원회에서 시대에 특화된 다양한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에 대한 검토 및 철폐를 약속했는데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고독사 보험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특수청소 작업 시 실제 사용하는 청소 장비. 박세종PD

[‘청소오빠’ 최영진 대표] “저희 업체는 일단 회사 부지가 넓고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최대한 분리 배출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만약에 부지가 협소하거나 사무실이 없고 차 한 대만 갖고 운영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폐기물이) 폐기물 처리장으로 바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사실 환경적으로 문제도 됩니다. (보험) 지원이 되면 당연히 좋겠죠. 가족이 있어도 무연고사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형편이 안 돼서 장례비를 지불하지 못한다든지 특수 청소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안 되시는 분들이 실제로 무척 많으시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그런 분들한테 (보험)지원금이 좀 내려가면 처리하는 데 좋을 것 같습니다.”



고독사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민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국가는 각종 규제의 적정한 완화 및 감시를 통해 민간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민간시장은 소명 의식을 통해 고독사 관련 데이터를 쌓아 나가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인데요.

저출산 핵가족이 늘고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고독사는 더 이상 타인만의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연말을 위해 내 주변을 한 번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국제신문 뉴스레터 ‘뭐라노’가 전해드렸습니다.